“거가대교 한 달 통행료만 300만 원…인천대교보다 4배 비싸”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2월 27일 10시 14분


부산시와 거제시를 연결하는 8.2km 거가대교.뉴시스
부산시와 거제시를 연결하는 8.2km 거가대교.뉴시스
거가대교 통행료 논란이 수면 위로 오른 가운데,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범시민대책위원회 진휘재 위원장은 “하루 두번 왕복하는 특대형 화물차는 한 달 통행료만 300만 원에 달할 정도”라며 통행료 인하를 촉구했다.

진 위원장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거가대교 통행료를 지적하며 “자본 재구조화를 통해 약 절반 이상의 재정 부담을 줄였는데도 불구하고 당초 설계(10조 원) 당시 책정된 통행료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가대교는 뱃길로만 오가던 부산시와 경남 거제시를 연결하는 도로로 2010년 12월 개통했다. 해상교량과 침매터널을 포함한 총 길이는 8.2㎞다.

통행료는 경차 5000원, 소형차 1만원, 중형차 1만5000원, 대형차 2만5000원, 특대형차 3만원이다. 승용차 기준으로 보면 거가대교 통행료는 ㎞당 1220원으로 전국 고속도로를 포함한 유료 도로 가운데 가장 비싸다. 민자 고속도로 중 가장 비싸다는 인천대교 5500원과 비교해도 ㎞당 4.1배에 이른다.

진 위원장은 “거제의 조선소에 철판을 납품하는 특대형 화물차들은 거가대교를 하루 평균 2번 왕복하게 된다. 그럼 12만 원이 통행료로만 나간다. 한 달 동안 계속 운행하는 차량들은 25일 기준으로 딱 300만 원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물차주 분들이 자기 수익을 통행료로 다 뺏기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많은 차들이 시간 여유가 있으면 거가대교를 통과하지 않고 통영을 통해 우회해서 다니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당초 설계는 하루 평균 통행량 3만 대를 기준으로 미달하는 부분은 부산시과 경남도가 채워주는 구조였다. 그러나 2013년 자본 재구조화를 하면서 건설사가 투자 자본을 회수하기 위해 운영 권한을 KB자산운용에 매각했다. KB자산운용은 하루 평균 통행량을 2만5000대로 재조정하고 약 5조6000억 원의 재정 부담을 줄였다.

진 위원장은 “애초에 10조 원이 든다고 한 사업에서 자본 재구조화를 통해 절반이 넘는 5조6000억 원의 재정 부담을 줄였음에도 당초 책정된 통행료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만일 드는 비용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하면 통행료도 당연히 그 정도 낮춰주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인하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민자 도로 특성상 개입할 수 없다는 이유다.

사회 간접자본 시설(SOC)은 공익적 시설이라고 강조한 그는 “장사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로가 아닌 거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지자체에서 거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도로를 건설하도록 사업권을 제공했으면 (건설사는) 거기에 부응하는 공익적 역할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에 대해 진 위원장은 “사업비를 지방정부가 인수하면 된다. 거가대교는 자본 재구조를 통해 금리를 6.7%에서 4.2%로 낮췄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다. 현재 경남도 지방채는 2% 대로, 지방정부가 인수하게 되면 (통행료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시와 경남도가 절반씩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지방정부 여력은 충분히 된다고 본다. 또한 이미 확실한 수익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통행료만으로도 금리 조달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