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예방을 위해 한강 다리에 설치된 ‘SOS 생명의 전화’를 통해 7년 동안 1000명 이상이 목숨을 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생명의 전화를 후원하고 있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에 따르면 19개 한강 다리 등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75대를 통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6365건의 자살 시도자 상담과 132건의 자살 목격 신고가 접수됐다. 이를 통해 1077명이 목숨을 구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한강 다리 투신 자살자 수는 2011년 95명에서 지난해 13명으로 급감했다.
생명의 전화는 민간에서 운영 중인 대표적인 자살 예방 프로그램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생명의 전화를 포함해 자살 예방 사업에 연간 42억 원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농촌에 2만5000개 이상의 농약 보관함을 보급했다. 또 자살 시도자 1인당 최대 300만 원의 응급의료비를 지원하고, 미술과 연극을 통한 심리치료 등 청소년 자살 예방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자살률은 2016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5.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1.6명)의 2배가 넘는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자살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6조4000억 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자살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 확충과 민관 협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2009년 대학생 자살률이 급등하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15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배정하고 심리 전문가 2000여 명을 투입해 자살률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일본은 자살 예방 예산을 2014년 3614억 원에서 2016년 7927억 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이와 달리 한국의 자살 예방 관련 예산은 올해 168억 원, 내년 208억 원에 불과하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본부장은 “일본은 정부가 자살대책추진본부를 만들고 연령층과 경제 수준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자살률을 크게 낮췄다”며 “우리 정부도 자살 예방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자살 고위험군 관리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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