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밝힌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지난 1년이 임기 2년보다 길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4일 03시 00분


“재판에 복귀”… 건강 때문인듯, 金대법원장과 갈등설엔 선그어
후임에 조재연 대법관 내정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사진)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장직을 그만두고 대법관으로서 재판에 전담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안 처장은 이날 오전 9시 4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법관은 재판할 때 가장 평온하고 기쁘다. 재판에 복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한) 1년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많이 들었다. 1년에 불과하지만 평상시의 2년보다 훨씬 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1월 25일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한 안 처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사법부의 3차 진상조사단장을 맡았고,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김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 하겠다”고 밝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김 대법원장과의 갈등으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의혹은 정면으로 부인했다. 안 처장은 “김 대법원장과 큰 방향에서 다를 바가 없다. 김 대법원장은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마음이 열린 분으로 세부적인 의견 차이를 갈등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안 처장은 “그동안 제가 몇 차례 사의를 표명했지만 (김 대법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으셨다. 해도 바뀌었으니 새로운 구상에 따라 업무를 쇄신할 필요도 있다. 이번에는 받아들이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안 처장이 지난해 국정감사 전에 심장 시술을 받아 스트레스가 심한 대국회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김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09∼2011년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안 처장은 대전지방법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2일 대법관에 취임했다. 당시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이 6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곧바로 후임 법원행정처장이 됐다. 안 처장은 김 대법원장의 사법연수원 15기 동기다.

김 대법원장은 이르면 4일 사법연수원 12기인 조재연 대법관을 후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사의#안철상 법원행정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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