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에 ‘부자 승조원’ 함께 첫 근무

父 “기본 충실한 승조원 되길”
子 “아버지따라 영해 철통수호”

잠수함 운용 이래 부자(父子)로써 처음으로 한 배를 타게된 정상봉 준위와 아들 정한민 하사가 214급 잠수함 홍범도함(SS-Ⅱ, 1800톤)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해군 제공) 2019.1.6/뉴스1

잠수함 운용 이래 부자(父子)로써 처음으로 한 배를 타게된 정상봉 준위와 아들 정한민 하사가 214급 잠수함 홍범도함(SS-Ⅱ, 1800톤)에서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해군 제공) 2019.1.6/뉴스1

해군 214급(1800t급) 잠수함 ‘홍범도함’에 부자(父子) 승조원이 탄생해 눈길을 끈다. 아버지 정상봉 준위(49)와 아들 정한민 하사(24)가 그 주인공이다.

6일 해군에 따르면 지난 4일 정 하사는 잠수함 기본과정을 수료하고 아버지 정 준위가 근무하는 홍범도함으로 배치됐다.

잠수함사령부에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근무한 사례는 있었지만 동일한 잠수함에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군은 전했다.

정 준위가 홍범도함 근무를 한 달 정도 남기고 있어 이들 부자(父子)는 한 달 가량 홍범도함에서 함께 임무수행을 할 예정이다.

정 준위는 잠수함 역사의 산증인이다. 1996년 잠수함 기본과정을 수료했으며 이후 20여 년 동안 잠수함부대에서 근무했다. 그중 잠수함 근무 기간만 14년이다. 돌고래함에서 4년, 정운함과 최무선함에서 6년, 손원일함과 홍범도함에서 4년을 각각 보냈다.

특히 정 준위는 손원일함 근무 시에는 인수요원으로 214급 잠수함 운용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8개월간 독일에 체류하면서 신규 도입장비에 대한 교육을 받는 동시에 기술교범을 번역하고 시운전평가서를 작성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 준위는 현재 홍범도함의 기관분야를 맡는 보수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7년 2월 24일 해군 부사관 254기로 임관한 정 하사는 수상함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는데 잠수함 근무 지원 조건(수상함 근무 1년)을 마치고 지난해 6월 잠수함 승조원으로 지원했고 이후 6개월여의 교육·훈련을 거쳐 홍범도함에 합류했다.

정 하사의 직책은 잠수함의 디젤엔진을 담당하는 추기(추진기관)사다. 정 준위가 분대장으로 있는 직별이라 더욱 특별하다.

정 하사는 정 준위가 독일에 체류할 당시 독일 잠수함 제작사가 있는 킬(Kiel) 인근에서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며 잠수함을 타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정 준위는 “잠수함은 한 사람의 실수로도 모든 승조원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며 “아들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해 기본에 충실하고 행동에 앞서 한 번 더 생각하는 신중한 승조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하사는 “잠수함에 지원하겠다는 뜻은 아버지께 가장 먼저 말씀드렸는데, 어렵고 힘든 잠수함 승조원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모습이 대견스럽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울컥했다”며 “한평생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켜 온 아버지를 따라 최정예 잠수함 승조원이 되어 영해를 철통같이 수호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정 준위의 둘째 아들 정수민 중사(진급예정·23세)도 해군에서 복무하고 있다. 그는 수상함 음탐사로 근무하면서 아버지, 형에 이어 잠수함 승조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해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