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9시 50분 전남 해남군 문내면 모 식당 앞 주차장.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서 있던 승용차 3대를 들이받고는 빠져나갔다. 2분 뒤 SUV는 주차장에서 1km 정도 떨어진 국도 77호선의 교차로에서 좌회전해 중앙선을 넘어 영암→진도 방향 하행선으로 역주행했다. SUV는 시속 20∼30km로 운행하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마주 오던 유모 씨(36)의 쏘나타 승용차 옆을 들이받고 이어 에쿠스와 임팔라 승용차까지 받은 뒤 지나쳤다.
“차량이 역주행하고 있다”는 112신고 4건을 접수하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오후 10시 20분경 해남군 화원면 갓길에 멈춰 선 SUV를 발견했다. 약 10km 거리를 역주행한 SUV 운전자 김모 씨(68)는 운전대에 머리를 기댄 채 졸고 있었다. 차량 오른쪽 앞바퀴는 거의 빠진 상태였다.
전남 해남경찰서는 6일 김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입건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기억나지는 않지만 음주운전을 인정한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가 지인들과 소주를 곁들인 저녁을 먹은 뒤 혈중알코올농도 0.092%(면허정지) 상태로 운전한 것을 확인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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