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말)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청년세대의 결혼 기피 실상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발표돼 이목을 끌고 있다.
8일 보건 사회 연구원의 보건 사회 연구 최신호에 실린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이성 교제에 관한 한일 비교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국내 미혼 인구 비율은 급격히 증가했다.
또 결혼을 고려할만한 20~44세 미혼 남녀 가운데 이성 교제 비율은 10명 중 3~4명에 불과했다. 한·일 양국 모두 연령이 증가할수록 이성 교제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에 따른 이성 교제 비율을 살펴보면, 국내 30∼34세 남성의 이성 교제 비율은 30.8%이지만 35∼39세에서는 14%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여성은 그 경계선이 더 빨라 25∼29세 41.8%에서 30∼34세 29.5%로 급감했다. 한국의 이성 교제 연령적 경계선은 남성 35세·여성 30세로 성별 편차가 있었다. 반면 일본은 남녀 모두 35세였다.
보고서는 유독 빠른 한국 여성의 이성 교제 연령적 경계선(30세)에 대해 “30세 이후 이성 교제와 결혼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커져 이전과 같이 쉽게 교제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취업 준비를 위해 이성 교제를 포기하거나, 상대 이성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할 가능성 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 교제 비율을 학력별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한국과 일본에서 다른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 남성은 학력이 높을수록 이성 교제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일본 남성은 그 반대로 학력이 높을수록 이성 교제 비율이 감소했다. 여성의 경우 한국 여성은 학력이 높을수록 이성 교제 비율이 감소했고, 일본 여성은 뚜렷한 경향성이 없었다.
소득에 따른 이성 교제 비율은 양국 모두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한국 남성의 경우 소득이 높으면 이성 교제 비율도 높은 경향이 일본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의 경우는 한국보다 일본이 경제적인 여유가 클수록 이성 교제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결혼 의향에 따른 이성 교제 비율은 국적과 성별의 차이 없이 의향이 높을수록 이성 교제 비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결혼 의향이 클수록 이성 교제 확률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이성 교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결혼 의향이 클 수 있다는 다중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미혼율의 경우 사회문화적 환경이 비슷하고 중요 사회현상을 우리나라보다 먼저 겪고 있는 일본과 비교했을 경우, 1995년과 2005년에는 남녀 대부분 연령대에서 미혼율이 일본보다 낮았다. 하지만 2015년에 들어서는 일본보다 높아져 ‘미혼 급증’을 먼저 겪었던 일본을 추월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은 결혼하지 않으면 출산을 하지 않는 암묵적인 규범이 지배적인 국가로 이성 교제는 결혼의 전제 조건”이라면서 “국가는 (청년의 이성 교제와 결혼을 돕기 위해) 경제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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