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여성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받고 퇴직한 전직 판사가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8일 대한 변호사협회는 등록심사위원회를 열고 “위원 9명 중 7 대 2의 의견으로 A 전 판사의 변호사 등록신청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변협은 A 씨가 변호사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변호사법 5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자,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은 변호사가 될 수 없다’고 결격 사유를 규정한다.
2016년 3월 판사로 임용된 A 씨는 2017년 7월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여성 승객의 몸을 세 차례 촬영하다 시민들에게 적발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사건 당시 A 씨는 현직 야당 국회의원 아들인 데다, 성폭력 범죄 전담 재판부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많은 이의 공분을 자아냈다.
검찰은 2017년 11월 A 씨에 대해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며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했고, 같은 해 12월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A 씨가 “법관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렸다"며 감봉 4개월 징계를 내렸다. 사건 직후 사직원을 제출한 A 씨는 2018년 2월 사직 처리됐다.
이후 A 씨는 퇴직 6개월 만인 2018년 8월 말 변협에 변호사 등록 신청을 했다가 이를 철회한 후 최근 다시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주영 동아닷컴 기자 realistb@donga.com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