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도청 주변에서 연일 벌어지는 제2공항 반대 집회 및 시위를 정면 돌파할 뜻을 내비쳤다.
8일 오후 외부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원 지사는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연좌시위 중인 시위대를 뚫고 집무실로 들어갔다.
이는 도청 주변에서 제2공항 관련 집회와 시위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위대는 원 지사가 탄 차량이 현관 앞에 멈추자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한다. 단식 농성 중인 김경배씨의 면담 요구를 수용하라”고 외쳤다.
원 지사는 제2공항 반대 현수막을 피하지 않고 계단을 올라 연좌농성 중인 시위대와 마주했다.
원 지사는 “이 곳은 민원인이 통행하는 곳입니다. 통행을 방해하면 안 됩니다”라고 말하며 시위대의 항의를 뒤로하고 도청 현관에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측이 원 지사를 향해 격한 언사를 내뱉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원 지사가 도청을 나서는 길도 순탄치 않았다. 제2공항 반대 측 관계자들은 정오께 원 지사가 탄 SUV 차량이 도청 정문을 나서자 차 앞에 드러눕는 등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앞서 행정당국은 지난달 19일부터 원 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의 텐트와 제주녹색당 천막을 철거했다.
이들은 원 지사를 상대로 ‘제2공항 반대’, ‘영리병원 허가 철회’를 외치며 집회와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제주녹색당은 소동이 끝난 후 논평을 통해 “원희룡 도지사는 피켓과 현수막을 깔아 놓은 자리를 구둣발로 짓밟으며 가로질러 갔다”면서 “집회를 방해하고 시민의 물품을 파손하고, 다만 앉아 있을 뿐이었던 시민들, 특히 여성들에게 물리적 가해를 가한 이번 사태에 대하여 명백한 정치 기획과 폭력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