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前코치가 폭행 합의 종용해 성폭행 폭로 결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0일 03시 00분


심석희, 하루 외출 얻어 집서 휴식… 조씨측 “무고 등으로 맞고소 검토”
폭행피해 2명 합의했다가 취하


9일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 중인 서울 태릉빙상장. 하루 전인 8일 조재범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한 심석희(22·한국체대·사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심석희는 하루 외출 허가를 얻어 집에서 쉬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심석희의 성폭행 고소 건은 8일 밤 알려졌다. 심석희는 이날 오전과 오후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동료들과 함께 훈련했다”고 전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2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심석희가 하루 전 어렵게 자신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것은 조 전 코치가 폭행과 관련해 집요하게 합의를 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코치는 1심 판결 선고 당시 4명의 폭행 피해자 가운데 1명과 합의해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조 전 코치는 이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심석희를 제외한 다른 2명의 선수들과도 추가로 합의했다. 조 전 코치가 초범이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이 고려돼 14일 항소심 판결에서 형량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계속해서 심석희 측에도 합의를 요구하자 추가 고소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수원지법에 따르면 나중에 합의한 2명은 심석희의 추가 고소 소식이 알려진 뒤 항소심 재판부에 합의 취하서를 제출했다.

심석희 측 임상협 변호사는 “심석희 선수가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에 따르면 심석희는 정신적 충격으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를 대리하는 오동현 변호사는 “본인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데 언론을 통해 보도되니까 많이 힘들어한다. 아직 고소장도 확인하지 못했고 (관련된) 조사도 받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용서를 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며 무고 등으로 맞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재범#성폭행 폭로#심석희#합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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