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차로 치어 살해혐의 60대 ‘징역형’→‘무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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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0일 1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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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범죄 증명되지 않았다”
세번째 음주운전만 유죄 인정…징역 1년2개월

광주고등법원 전경. © News1
광주고등법원 전경. © News1
지인을 차로 치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60대가 항소심에서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 받았다. 다만 상습 음주운전 혐의만 인정돼 징역형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수환)는 10일 살인과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64)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받고 있는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판결했고 음주운전 2차례 처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음주운전을 한 것에 대해 징역형을 주문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0년을 판결했었다.

A씨는 2017년 12월30일 오전 3시40분쯤 여수시의 한 공원 주차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다투던 중 B씨가 쓰러지자 B씨의 차량을 운전해 두 차례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 유가족과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고,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지 않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이로 인해 유가족이 받은 고통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A씨가 우울증 치료로 인한 불안정한 상태라 할지라도 죄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며 “A씨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 후 범행을 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음주운전에 대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명확하게 안됐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범행을 했다고 볼 수 있을 압도적인 증명이 있어야 한다”며 “당시 A씨가 B씨와 노래방에 가기 위해 차분하게 대화를 나눴고, 서로 막역한 사이인데다가 그동안 다툼도 없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안경이 부러져 있다며 몸싸움을 이야기 하지만 국과수 부검결과 B씨의 몸에서는 몸싸움과 관련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던 점 등을 보면 대화를 하던 중 6~7분 만에 갑자기 싸웠다고 보기 어렵다”며 “B씨의 체격이 A씨보다 더 좋은데다가 술도 덜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사건 현장에서 부러진 안경 다리를 가지고 가는 등 사건 현장을 수습하지도 않았고, 자동차 시동을 켜둔 채 집에 가서 잠을 잤다”며 “특히 1심 재판부에서도 살인의 동기와 목적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런 점과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도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을 모두 종합하면 살인 혐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A씨가 2차례 음주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음주운전을 한 것은 잘못인 만큼 징역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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