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초등학생들은 어디서 처음 욕설과 비속어를 접하게 되는 걸까. 언제부터 욕설을 사용하고, “그런 말을 사용하면 안된다”고 충고해주는 사람은 주로 누구일까.
학부모와 교육계의 공통고민 중 하나인 ‘어린이 욕설’. 아이들은 주로 친구 또는 인터넷을 통해 ‘곱지 않은 언어’를 처음 접하고, 대부분은 초등생 때 욕설 등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한 설문 결과 나타났다.
10일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의뢰로 동신대 산학협력단 노병호 교수팀이 광주지역 5개구별로 한 학교씩, 모두 5개 학교 5∼6학년생 202명으로 대상으로 지난해 10월4일부터 12월26일까지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변에서 자주 듣고 스스로 사용하는 욕설은 대략 30가지 정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씨×’ ‘병×’ ‘개××’ 등의 직설적 욕설은 물론 ‘패드립(패륜적 드립)’ ‘찐따(어수룩하거나 지질한 친구)’와 같은 신조어나 영어 욕설도 포함됐다.
이같은 욕설이나 비속어를 접한 경로로는 39.4%가 ‘친구’를 첫 손에 꼽았고, 다음으로 ‘인터넷’(26.8%), ‘영화’(9.9%), ‘형제나 자매’(7.5%), ‘웹툰’(5.2%) 순으로 나타났다.
욕설을 처음 사용한 시기는 초등 고학년(4∼6학년)이 75.7%로 가장 많았고, 초등 저학년(1∼3학년)도 21.8%에 됐다. 심지어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시절에 처음 사용한 학생도 2.5%에 달했다.
욕설 대상은 ‘친구’가 74.8%, ‘형제나 자매’가 12.8%, ‘후배’가 6.6%에 달했고, 일부 학생들은 선배나 어른, 심지어 부모님과 선생님에게도 사용한다고 답했다. 1.8%는 ‘아무한테나’ 욕설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욕설을 사용할 때 충고한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39.4%만 ‘그렇다’고 답했고, 충고자로는 ‘친구’(30%), ‘부모’(25.6%), ‘선생님’(23.3%) 순으로 나타났다.
부모 말투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보통’이 30.7%로 가장 많았고, 19.8%는 ‘많이 또는 아주 많이 받는다’고 답했다. 선생님 말투의 영향에 대해선 ‘보통’이 24.8%, ‘전혀 받지 않는다’가 40.6%로 조사됐다.
공격적 언어사용 빈도는 39.2%는 ‘보통’이라고 답했고, 24.5%는 ‘많이 또는 아주 많이 사용한다’고 밝혔다.
주요 사용하는 공격적 언어로는 ‘뒤에서 험담하기’가 35.6%로 가장 많았고, ‘외모나 능력을 무시하는 말’(18.3%), ‘협박하는 말’(17.3%), ‘약점을 가지고 놀리는 말’(14.4%)이 뒤를 이었다.
공격적 언어사용 이유로는 ‘남들이 사용하니까’(25.4%), ‘습관이 돼서’(21.3%), ‘남들이 나를 만만하게 볼까봐’(12.1%) 순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언어사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 더불어 법률과 제도 확충이 우선되야 하고, 교육청 주관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해 관련 지표를 개발하고 학교별로 언어순화에 관한 대회나 콘테스트를 열어 시상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학실 교육문화위원장은 “청소년들의 올바른 언어사용 교육을 담당할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며 “우리말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는 ‘우리말 교육원’설립도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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