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대’ 외치며 분신…경찰 “부검 후 유족 인도”
‘택시장’으로 장례 진행…국회 농성장에 분향소 마련
“‘밥 잘 먹고 먼저 씻고 자. 이따 내려갈게’라고 말씀 하셨는데….”
서울 광화문에서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한 개인택시기사 임모씨(65)의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이 예정된 11일, 임씨의 딸 A씨는 부친이 남긴 마지막 말을 되뇌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 종로경찰서와 수원개인택시조합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 안치된 임씨의 시신을 인도해 부검을 진행한다.
이날 오전 7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만난 임씨의 딸 A씨에 따르면 임씨는 분신 직전에도 가족들에게 밝은 모습을 보였다.
밤을 지샌 듯 초췌한 기색의 A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분신 당일에도) 아버지는 평상시처럼 잘 행동하시고 열심히 사셨다”며 “(사고 직전에도) 웃으시며 ‘밥 잘 먹고 먼저 씻고 자, 이따 내려갈게’라고 통화했다”고 말한 뒤 눈물을 쏟았다.
경찰은 부검이 끝난 뒤 시신을 다시 유가족에게 인도할 예정이지만, 아직 임씨의 빈소는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부검을 마친 뒤) 택시조합 관계자들과 만나 아버지의 빈소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 빈소가 마련되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임씨는 지난 9일 오후 6시3분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카풀 정책을 성토하는 취지의 유서와 녹취록을 남기고 분신을 시도했다. 임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오전 5시50분 끝내 숨을 거뒀다.
택시노조 4개 단체로 이뤄진 ‘불법 카풀영업 척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공개한 유서와 녹취록에 따르면 임씨는“60대 주축으로 이뤄진 택시기사들은 어디로 가란 말이냐. 우리가 죽고 나면 대리기사들마저 죽을 것”이라고 호소하는 말을 남겼다.
정부와 카카오 카풀에 대해서도 “택시와 상생하자는 카카오는 지금 콜비도 받아 챙기고 대리기사들에게 건당 요금의 20%까지 챙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것을 문재인 정부는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정부에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한편 비대위는 유가족과 협의해 임씨의 장례를 ‘택시장’ 7일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택시업계가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국회 앞에 임씨의 분향소를 마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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