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 앞 입장발표…검찰 포토라인은 패싱
경찰 18개 중대 1400여명 투입…큰 충돌 없이 검찰출석
헌정사 최초로 사법부 전직 수장이 검찰에 출석한 11일 대법원과 검찰청사 주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을 성토 또는 옹호하는 단체들로 홍역을 앓았다. 우려됐던 충돌이나 큰 마찰을 없었지만 집회·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 도착했다. 법원노조가 ‘양승태 구속’ 등 피켓과 구호를 외치며 정문을 막아서면서 양 전 대법원장은 청사 정문 철문 앞에서 준비한 소회를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이 5분가량 준비된 입장문을 발표하는 동안 그를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구호로 혼잡이 빚어졌다.
법원노조·민중당 등 양 전 대법원장을 비판하는 단체들은 ‘양승태 를 구속하라’ ‘피의자 양승태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 ‘더 이상 법원을 욕되게 하지 말라’ ‘대법원장 사법농단으로 사법부 신뢰는 바닥을 뚫었다’ 등을 외쳤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와 개인 시위자들은 ‘문재인 퇴진하라’ ‘민중당 해체하라’ ‘빨갱이는 죽여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님 힘내세요’ 등 구호를 외치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대국민 입장발표를 한 대법원 인근에는 경찰병력 12개 중대 1000여명의 병력이 배치됐다. 대법원과 서울중앙지검 주변은 경찰 차벽을 둘러 시위대의 돌발적 난입 상황에도 대비했다.
달걀이나 위험물질 투척에서 양 전 대법원장을 보호하기 위한 우산이 준비됐고 경찰은 사전 경고방송으로 시위대를 진정시키는데 집중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입장발표를 마치고 차에 오르자 일부 시위대가 난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입장문 발표 뒤 차량에 올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서울중앙지검 청사 내부의 경비는 검찰이 담당하지만 경찰 6개 중대가 추가로 배치됐다. 검찰 소속 경호력과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며 안전유지를 담당했고, 청사 진입은 사전에 등록한 직원과 취재진에게만 허용되며 엄격히 통제됐다.
대법원을 출발해 오전 9시7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 정문에 도착한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포토라인에서는 입을 굳게 닫고 조사실로 직행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강제징용 소송에 대해서 재판 개입을 했는데 사법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느냐’ ‘인사 불이익 조치가 결단코 없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청사로 향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 때와 같이 양 전 대법원장은 평소 닫혀있는 청사 중앙 출입문을 통해 조사실로 향했다. 중앙 출입문은 검사장과 차장검사가 드나들 때나 주요 행사가 있을 때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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