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문산읍 진주바이오진흥원 입주 기업인 ‘선마린바이오테크’ 박시향 대표(56)는 11일 “창업 당시 각오를 담아 ‘착할 선(善)’자를 회사 이름 앞에다 붙였다”고 소개했다. 미래 비전을 설명하는 박 대표의 인상도 맑았다.
기능성 소재 개발과 화장품 생산 전문업체인 선마린바이오테크는 독특한 점이 많다. 이 회사는 남해안 청정바다의 해양생물, 특히 해양동물을 활용한다. 굴, 멍게, 개불, 해삼, 군소, 물레고둥, 불가사리, 바다달팽이 등 해저에서 살아가는 생물의 유용 성분을 추출해 재료를 만든다. 해양동물로 기능성 재료와 화장품을 개발하는 회사로는 국내에서 독보적이다.
연구는 이학박사인 박 대표가 주도한다. 부산에서 성장한 그는 부산수산대(현 부경대)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다. 부경대 박사 과정에선 피부노화 방지를 연구하고 논문을 썼다. 10년간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던 박 대표는 2007년 경상대 해양과학대 해양산업연구소(통영) 연구원으로 들어가면서 해양생물을 이용한 노화 방지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2년 뒤엔 대학에서 아예 창업을 했다. 해양 무척추 동물에 함유된 펩타이드 성분을 가미해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면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의 효능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청정해역인 통영 앞바다에서 생산된 생굴 등에서 추출한 기능성 물질로 화장품을 생산하면 깨끗한 이미지는 물론 스토리텔링도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름 개선, 노화 방지는 화장품 회사의 공통 목표이기 때문이다.
선마린은 지난해 2월 변신을 꾀했다. 10년 연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주바이오진흥원에 입주했다. 박 대표는 “실험실습 장비가 완비돼 있고 행정 및 마케팅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인근에 기능성 화장품 회사가 많고 판로 개척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 정재은 과장, 정재훈 대리는 석사학위 소지자로 박 대표와 함께 화장품 원료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마케팅과 총무팀 직원들도 ‘일당백’이다. 정영철 바이오진흥원장은 “선마린의 기술력과 잠재력, 성장 가능성이 크다. 유수 화장품 회사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 회사의 주력 화장품인 ‘마리타임(MARITIME) 세럼’ ‘마리타임 크림’ ‘마리타임 미스트’ 3종 세트는 인기 품목이다. 미백(美白)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한다. 두피 케어 샴푸인 ‘투에스(2S)’는 최근 출시한 전략 상품이다. 탈모 방지, 비듬 예방, 가려움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민간 체험단이 확인했다. 이 밖에 해양콜라겐 핸드크림도 기대주다.
벤처기업 인증과 연구개발 서비스업 신고를 마친 이 회사는 2017년 중소기업청의 기술전문기업으로 선정되며 연구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동안은 특허 출원, 소재 개발, 연구 용역에 주력했다. 연간 매출은 5억 원에 못 미쳤다. 그러나 1년 전부터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소비자 호평과 함께 급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박 대표는 “독립 공장 설립과 기능성 화장품의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가면 5년 뒤엔 매출이 3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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