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부타의숲 정신분석클리닉 이승욱 대표가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보고 한 말이다.
이 대표는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스카이 캐슬’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며 실상을 들려줬다.
먼저, 상담가로서 지켜야 할 비밀 윤리 규정이 있어 당사자의 허락을 받은 이야기만을 하겠다고 밝힌 그는 “실제로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까지 마친 아들이 어머니께 공중전화로 전화해 ‘당신의 아들로 산 세월은 지옥이었다. 이제 당신과 인연을 더 이상 이어나가고 싶지 않다. 제발 찾지 말아 달라’고 통보하고 사라진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이 아들을 의대에 진학시키기 위해 3수까지 시켰다. 고3때부터 3수할 때까지 매일 밤마다 아들이 자는 방에 들어와 108배를 할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아들이 사라진 후 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주변을 탐색해보려고 했는데 아들 주변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면서 “어머니는 아들의 친구가 누구인지 고민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입시 지옥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스카이 캐슬’ 속 인물들의 사례를 현실에서 종종 본다면서 이 같은 문제가 부모의 욕망 때문에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입시 코디네이터는 완전히 허구가 아니라고 말한 그는 “유명 산악인을 리더로 해서 고등학생들과 함께 등반을 하는데 그 과정을 영상에 담아 대학 입시 포트폴리오로 활용을 한다고 들었다. 당연히 고액을 지불할 것이다. 또 이런 것들을 기획하고 조직하는 사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라는 이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근본적인 스트레스의 원인은 부모다. 학업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겪기 때문이다”라며 “‘스카이 캐슬’이 얼마나 현실적인가 여부를 따지기 전에 부모의 욕망이 얼마나 극악한지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도 모르는 아이들을 앉혀놓고 책 읽어주고 영어 비디오 들어주는 게 한국 부모들”이라면서 “아이들은 이런 것들이 본인을 위한 게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아이들을 상담해 보면 실제로 ‘부모님이 그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나를 이용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청소년 자해’ 문제가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한 이 대표는 “초중고 학생들 중 약 20%정도는 최소한 1번 이상 자해를 한 경험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불안과 스트레스 때문이다. 부모의 강압과 억압에 정신이 마비돼 있는 상태다 보니 본능적으로 자기 생존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피를 본다든지 자기 신체 일부에 자극을 주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부만 하는 기계로 길러진 아이들은 공감 능력이 결여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5~6년 전부터는 강남지역 강의를 하지 않고 있다. 부모들에게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안 들어주는 게 뻔하기 때문”이라며 “강연들을 때 잠깐 ‘이러면 안 되지’라고 자기 자책 한 번 하고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고 아이들을 공부하는 기계로 기른다”고 말했다.
해결책에 대해 이 대표는 “부모님이 자신의 욕망을 잘 알았으면 좋겠다. 아이를 통해서 실현시키려는 욕망의 본질을 알고 그 욕망을 스스로 실현시키셨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너는 꿈이 뭐니’라고 묻지 말고 부모 스스로가 ‘내 꿈은 뭐지’라고 생각해 봤으면 한다”면서 “근본적으로는 임금구조·복지제도 등 사회시스템이 변해야 한다. 사유화 된 부모들의 욕망을 사회적인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쏟는다면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을 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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