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책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30세대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20대 여성 80% 이상이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있으며, 절반에 가까운 49%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발생했던 미투운동,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등과 관련된 ‘한국 사회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조사를 실시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만 19~29세 성인남녀 2019명을 대상으로 무선 RDD, CATI 시스템을 활용한 전화 조사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조사 결과 20대 여성 10명 중 5명, 20대 남성 10명 중 1명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인식하고 있었다. 여성 중 페미니스트라고 응답한 비율은 7월에 48.9%, 11월에 42.7%였다. 남성은 7월에 14.6%, 11월에 10.3%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최근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페미니즘 운동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고 정체성으로 확장돼 나타나고 있다”며 “20대의 가치관, 삶의 기획, 정치적 욕구를 검토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도의 경우 7월에 비해 11월에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20대 여성 10명 중 8명이, 남성은 10명 중 5명이 지지했다. 20대 여성은 7월 88.8%, 11월 80.2%, 남성은 7월 56.5%, 11월 43.6%의 지지율을 보였다.
연구원은 “20대 남성 중 절반가량이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크게 확보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남녀 모두 성차별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었다. 성차별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비율이 20대 여성의 경우 7월 81.5%, 11월 79.4%를 보였고 남성의 경우 7월 71.3%, 11월 68.2%를 기록했다. 10명 중 7~8명이 사회의 성차별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다만 여성에 대한 차별 심각성을 인식하는 비율은 온도차가 있었다. 여성의 경우 7월 79.3%, 11월 73.5%로 심각하게 받아 들였지만 20대 남성은 7월 42.6%, 11월 33.1%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선 20대 여성 중 69.8%, 남성 중 44.6%가 잘못된 판결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선 여성 10명 중 7명, 남성은 10명 중 5명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인숙 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남성·여성 모두 성차별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도는 젠더 이슈가 한국사회의 메인 이슈로서 보편화, 대중화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20대의 의식과 정책수요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실질적인 성평등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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