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핵심 지지층이었던 20대 남성층이 등을 돌리고 있는 현상에 관해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젊은 층의 보수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여론조사 담당 행정관과 비서관을 지낸 이근형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14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문 정부의 20대 남성 지지층 이탈 현상을 분석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사회를 남성중심사회라고 얘기하는데 살짝 뒤집어보면 남성책임 중심사회라고 볼 수 있다”며 “가장 역할, 부모에 대한 부양책임 등 여러 부담이 전체적으로 남성에게 쏠리다 보니 여성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경제적인 이슈에 굉장히 민감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주의 자체가 워낙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흐름을 갖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양적완화를 했다. 그러나 뿌려진 돈은 결국 가진 자에게 돌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에 신규로 진입하는 젊은 층 입장에선 기회가 많이 없다”라며 그중 가장 큰 피해자는 20대 남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입장에서 보면 가장 효과적인 경제방책이라는 게 자기 아버지 재산을 물려받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청년들이 부모보다 더 잘 살 수 있다고 하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지만,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대가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집값을 예로 들며 그는 “지금 서울의 아파트 중위 가격이 한 7억~8억 원 정도 사이인 걸로 나온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한 3억~4억 원짜리 전셋집에 사는 50~60대 가장은 부자라고 볼 수 없지만 그 아들 입장에서는 부자다. 만져볼 수도 없는 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주의적인 이들한테는 자기가 장차 물려받을 아버지의 재산을 어떻게 지키느냐가 관건”이라며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런 것들이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자연히 아버지의 재산에 위해가 될 만한 정책을 싫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정책이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 못지않게 아버지의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현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 등 청년 정책에서 자기가 얻는 직접적인 혜택보다 그에 못지않게 정책이 자기 부모 세대한테 주는 부정적인 영향이 오히려 더 크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대 남성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해법에 대해서는 “우선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이답게 사고하고 진취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