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늘에 ‘이국종 무전기 길’ 생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6일 03시 00분


KT, 아주대병원 주변 기지국에 안테나 추가설치해 먹통 해결
“잘 터지는 구간 지도로 만드는 중”

8일 KT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구조헬기 안에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지급한 LTE 무전기의 송수신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KT는 LTE 무전기가 공중에서도 잘 터지도록 아주대병원 주변 LTE 기지국 28곳에 통신용 안테나를 추가로 설치했다. KT 제공
8일 KT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구조헬기 안에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지급한 LTE 무전기의 송수신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KT는 LTE 무전기가 공중에서도 잘 터지도록 아주대병원 주변 LTE 기지국 28곳에 통신용 안테나를 추가로 설치했다. KT 제공

지난해 10월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사진)은 “아무것도 안 된다”며 무전기(인터콤)를 집어던졌다. 이를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구조헬기에서 무용지물인 무전기가 화제가 됐다.

이 교수는 같은 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구조헬기 탑승 시) 무전기가 안 돼 LTE 통신망이 터지는 낮은 고도비행 때 카카오톡으로 소통한다”고 말했다.

KT가 이 교수의 하소연에 응답했다. 15일 KT에 따르면 지상에서 잘 터지는 LTE 무전기가 공중(고도 300∼600m)에서도 잘 연결되도록 아주대병원을 중심으로 28개 LTE 전용 기지국에 통신용 안테나를 추가로 달았다.

KT 지속가능경영담당 정명곤 상무는 “원래 LTE 기지국의 송출은 공중에서 지상으로 전파를 쏘는 방식이어서 지상에서 통화가 잘 이뤄지는 것”이라며 “기지국 28곳에는 지상에서 상공으로 전파를 쏘는 안테나를 추가로 설치해 공중에서도 무전기가 잘 터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KT는 아주대병원을 중심으로 구조헬기의 주요 이동경로를 따라 통신용 안테나를 추가 설치했다. △경부라인(아주대병원∼평택 미군기지) 52km △영동라인(아주대병원∼여주 나들목) 55km △서해안 라인(아주대병원∼화성 향남 나들목) 15km 등이다. 이 라인에선 고도 600m 이하에서 무전기가 잘 연결된다.

정 상무는 “외상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 내에 충분한 응급조치를 취하려면 무엇보다 지상 병원과의 연결망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이번 사업을 진행했다”며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함께 헬기 항로별로 무전기가 잘 터지는 높이와 위치를 계속 점검해 ‘무전기 길 지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외상센터 관계자는 “민간기업의 지원으로 닥터헬기 통신망을 완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닥터헬기 내 무전기만이라도 군이나 소방헬기가 사용하는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국종 무전기 길#아주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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