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학기 서울 관내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편안한 교복’을 만들기 위한 교내 공론화가 진행된다. 공론화 과정에서는 교복 착용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전체의 50% 이상 반영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편안한 교복 교육청 공론화 결과’를 발표했다.
짧고 꽉 끼는 불편한 교복을 활동성 있는 편안한 교복으로 바꾸자는 것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내놓은 2기 핵심 의제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편안한 교복을 만들기 위한 공론화 추진단’(추진단)을 꾸렸고 이후 5개월여간 시민참여단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이번 결론을 내놨다.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편안한 교복을 만들기 위해 관내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교내 공론화를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추진단은 시민참여단 설문 결과를 토대로 편안한 교복을 ‘생활복’으로 선정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편안한 교복 유형은 학교별로 구성원이 결정할 사안으로 판단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공론화 주제는 편안한 교복으로써 바람직한 교복 유형(생활복, 기존 교복 개선, 교복 자율화, 상의만 지정 교복 등)과 그에 따른 디자인·소재 선정 등이다.
학교별 공론화 시기는 올해 1학기로 잡았다. 공론화 결과를 토대로 2학기 학교주관구매 절차를 진행하고 내년 최종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모든 중·고등학교에 1학기에 학교별 공론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학교별 공론화 단계에서는 학생 의견을 50% 이상 반영하도록 했다. 교복 착용 당사자인 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송재범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학생 의견을 50% 이상 반영하는 사례는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는데 교복 관련 학칙을 개정할 때, 교복 관련 토론회나 워크숍을 진행할 때, 설문조사를 할 때 등”이라고 말했다.
학교 공론화 절차도 제시했다. 먼저 학교규칙 제·개정위원회 구성 후 구성원 의견수렴 거쳐 제·개정안을 발의하도록 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학생 복장에 관한 사항은 학교규칙에 기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 편안한 교복 공론화에 필요한 숙의자료와 숙의기간을 제공한 뒤 토론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개정안 시안을 마련하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도록 했다. 이후 학교장 결재 후 공포·시행하면 된다.
송재범 과장은 편안한 교복 관련 권고안과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이유에 대해 “이런 공론화 과정이 처음이다보니 교육청이 이런저런 절차를 거쳐서 진행하도록 구체적인 방법론을 주는 것”이라며 “세부적인 공론화 과정과 최종 결정권은 학교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원활한 학교별 공론화를 위한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편안한 교복 공론화의 A to Z’를 정리한 매뉴얼을 배포하고 교복 디자인 결정에 도움을 줄 ‘편안한 학교 디자인 가이드북’과 ‘편안한 교복 공모전 우수작’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편안한 교복 디자인 자문단’을 위촉해 학교별 교복 디자인 과정을 지원한다.
후속 절차 진행도 돕는다. 새 교복 확정 이후 학교주관구매 절차를 소개하는 ‘교복 학교주관주관구매 길라잡이’도 보급한다.
한편 새 학기 중·고교에서는 편안한 교복 결정뿐 아니라 염색·파마 허용 여부를 정하는 두발 관련 공론화도 진행될 예정이다. 공론화를 통해 결정된 두발 규정은 올 하반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올 상반기 학교별 공론화를 통해 두발·교복 등이 결정되면 하반기부터는 모든 서울학생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두발 모습을 선택하고 내년부터는 편안한 교복을 착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활력과 개성 넘치는 학교생활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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