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김군 어머니 요구, 김용균 어머니 똑같이”
“책임자 처벌·진상규명 아직 안돼…文대통령 면담”
비정규직 노동자 100명이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참변을 당한 고(故) 김용균씨의 사망 40일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시금 면담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의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18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 장소인 구의역은 지난 2016년 5월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였던 김모군이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열차에 목숨을 잃은 곳이다.
이들은 “3년 전 김군이 열차에 치어 목숨을 잃을 때 위험의 외주화는 중단돼야 한다고 외쳤지만 결국 멈추지 못했다”며 “김군의 어머니가 ‘더 이상 청년들이 목숨을 내놓고 만드는 세상이 없어야 한다’고 했으나 3년이 지난 후 김용균씨의 어머니가 이 말을 똑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일명 ‘김용균법’을 공표하며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법률이고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김용균법의 외주화 금지 대상에는 발전소 김용균의 업무도, 구의역 김군의 업무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용역이나 파견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는 2017년 기준 346만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17.4%에 육박한다. 비정규직의 업무상 재해 경험은 평균 37%로 정규직보다 2배 높았다. 반면 산재보험 처리 비율은 34%로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김용균씨의 사망 사건의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사람이 홀로 작업을 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하고 난 뒤 6시간 지나서야 발견되는 게 정상인가”라며 “김씨가 목숨을 잃은지 40일이 돼가도록 문재인 정부는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의역 김군의 동료가 참석해 정규직 전환 후 업무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장은 “김군이 사망한 후 정규직이 되면서 2인1조 작업 무시 관행, 밥 먹을 시간이 없어 컵라면을 싸들고 움직여야 하는 업무강도, 위험을 조장하는 각종 설비 등이 개선됐다”며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위험한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김용균씨의 유족과 만나 비정규직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100인 대표단은 이날 구의역을 출발해 청계천 전태일다리를 거쳐 청와대 사랑채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이후 다시 전태일다리로 돌아와 문화제를 연다. 문화제에는 김용균씨의 어머니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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