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놓고 찬·반 엇갈려…지역 발전 저해 우려도
“목포를 아는 사람들은 ‘투기’라고 안 보지. 누가 사람도 잘 안 살고 몇 년째 방치된 그런 곳에 투기를 하나.”
“폐가라고는 하지만 여러 채를 구입한 것은 ‘투기’가 아니면 설명이 안돼.”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며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에 나서자 목포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하지만 목포가 정치권 공방의 한복판에 선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목포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시민들은 ‘투기가 아니다’라는 입장이 많은 반면, 타지 출신이나 고령층을 중심으로는 ‘정황상 투기가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전남 목포역. 시민들은 TV를 통해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일부 시민들은 20여곳에 달하는 집과 땅을 구입한 만큼 투기라고 봐야한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시민 이모씨(64)는 “서민들에게는 집 두채도 사지 못하게 하면서 땅과 집을 20여개나 샀으니 나쁜 거 아니냐”며 “망해버린 구도심을 살려보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그걸 왜 빚을 내가면서 구입해 화를 자초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폐가이기는 하지만 미리 문화재로 지정될 것을 알았기 때문에 샀다고 생각한다”고 투기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최모씨(55)는 “구입한 집이 많은데다 구매한 지역, 빚까지 내서 집을 산 점 등을 보면 투기라고 생각한다”며 “주변에서도 목포가 개발된다면 좋지만 왜 하필 저기만 구입했느냐고 투기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박모씨(75)는 “목포의 발전 상황으로 봐서는 투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본인이 투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니 믿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집을 구입한 수가 점차 늘어나는 등 각종 논란이 계속 나오니 정말 손 의원이 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복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비슷한 시각 목포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터미널 내에서 신문과 잡지 등을 판매하는 전모씨(62.여)는 “이쪽에서는 손혜원 의원이 잘 했다는 의견이 많다”며 “죽은 도시 살려준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버스 기사들은 물론 와서 얘기하는 분들 대부분이 ‘손혜원 의원 목포에서 국회의원 출마하면 찍어준다’고 할 정도”라며 손 의원에게 감사하는 분위기를 전했다.
고속버스 운전기사 엄모씨(50)도 “목포를 아는 사람들은 투기라고 보지 않는다”며 “그 동네는 몇 년째 방치되고 집을 내놔도 팔리지 않은 곳이다. 누가 폐허같은 곳에 투기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터미널 내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씨(56)는 “‘투기’라고 생각하지만 목포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초에 투기 목적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집을 사고 값이 싸다 보니 또 다르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며 “목포가 더 나아지긴 했어도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이 사는 건 너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민은 지역 발전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놓았다.
서울에 가기 위해 목포역에 왔다가 방송을 보게됐다는 시민 정모씨(41)는 “그동안 목포의 발전이 많이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 도시재생과 문화재 지정, 케이블카 등으로 이제야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언론에서 손 의원과 관련된 투기 의혹을 계속 보도하면서 문화재 구역 지정 취소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빛을 보려고 하는 목포의 발전이 다시 무산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목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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