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 심사를 받는 23일 현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침묵 속에 출근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6분께 서울 서초동 대법원 출근길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심사에 대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대법원에 도착해 어두운 표정으로 차량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곧바로 청사로 들어갔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에 첫 공개소환될 당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른 말씀을 드리는 건 지금으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석 전 대법원 정문 앞에서 입장을 밝혔고, 김 대법원장은 이 같은 상황이 종료된 뒤 대법원에 뒤늦게 출근했다.
문무일 검찰총장도 이날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대검찰청에 도착해 곧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 10시30분에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사법부 71년 역사상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사법부의 최고 책임자로서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만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서 분량만 해도 260여쪽에 달한다.
이와 함께 사법 농단 의혹에서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박병대 전 대법관도 같은 시각 구속 심판대에 선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차례 영장이 기각됐고 이번이 두 번째 구속 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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