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한수원, 전 감독 하금진 성폭력 은폐 의혹… ‘각서’ 도 받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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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3일 12시 15분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지난해 성폭력 사실이 확인돼 여자실업축구팀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 직에서 퇴출 된 하금진 전 감독 건을 구단측에서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한 스포츠매체는 “하금진 전 감독이 성폭력 사건으로 해임됐다”며 “구단은 성폭력 가해자를 사법 당국에 신고도 하지 않았고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냈다. 만일 이 사건을 발설할 경우 팀에서 나간다는 조항까지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 전 감독은 이번 성폭력 사건이 불거지기 이전인 지난 2016년에도 16세 이하 여자대표팀 감독 직에서 비슷한 사유로 해임된 바 있다. 당시 하 전 감독은 협회 여직원에게 성적인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내 ‘직장 내 성희롱’으로 해임 조치 됐다.

하지만 그는 이 사실을 숨기고 2016년 창단한 한수원 감독 공모에 신청했고, 2017년 3월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이후 한수원을 이끌던 하 전 감독은 2018년 9월 돌연 모습을 감췄다. 잔여 시즌 중 하 전 감독의 빈자리는 고문희 코치가 대행했다.

당시 하 전 감독은 한수원 소속 선수 A 씨에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러 구단으로부터 해임된 상태였다. 이 같은 사실은 성폭력 피해를 당하던 A 씨가 코치에게 신고를 하며 드러났다.

하지만 한수원은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하 전 감독의 근황을 묻는 언론에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고만 답변했다.

이에 한수원이 하 전 감독의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수원은 이 같은 의혹에 “구단이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며 “피해자가 수사기관 수사를 원치 않아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 “외부 기관인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가 피해자·참고인 조사 때 작성한 것”이라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절차”라고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는 전임 지도자 시절 성희롱으로 해임됐던 감독이 유사한 문제를 일으키자 당혹감에 휩싸였다. 협회는 22일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은 물론 축구계 성 관련 사건 실태조사와 예방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아울러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성폭력 의혹을 받는 여자축구팀 감독과 관련해 긴급조사팀을 구성하는 한편, 여자축구부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변주영 동아닷컴 기자 realist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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