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진, 전명규 폭행 폭로 “머리카락 빠질 때까지 흔들고 날집으로 피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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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3일 14시 09분


사진= MBC ‘PD수첩’ 캡처
사진= MBC ‘PD수첩’ 캡처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주민진이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한국체육대학교 교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22일 MBC ‘PD수첩’은 ‘얼음왕국의 추악한 비밀’ 편을 통해 빙상계의 선수 폭행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주민진은 대표팀 시절 6년 중 5년을 당시 전명규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다며, 그때도 폭행이 일상다반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력을 높이는 방법이라면서 주로 손이나 발을 많이 써서 때렸다. 여자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머리채를 잡고 머리카락이 빠질 때까지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스케이트 날을 보호하기 위한 플라스틱 날 집이 있는데, 그걸로 머리를 맞았다. 피가 날 때까지 폭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폭행을 폭로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부모님께서는 폭행 사실을 전혀 모르고 계셨다. 선수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절대 말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고, 저희는 그냥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며 선수들이 폭행 앞에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 스케이트 국가대표 선수이자 젊은빙상인연대 대표 여준형도 “여자 선수들은 맞는 동안 많이 우니까 물을 먹여가면서 때린다, 탈진할까 봐”라고 증언했다.
사진= MBC ‘PD수첩’ 캡처
사진= MBC ‘PD수첩’ 캡처

전명규 교수는 과거에 쓴 책 ‘자식, 가르치지 말고 코치하라’에서 체벌에 대한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책 속에는 “체벌에서도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체벌을 당해도 믿음이 있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믿음만 있으면, 죽이든 살리든 난 저 사람만 따라가면 된다는 믿음만 있으면 그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라며 폭행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

PD수첩 제작진은 ‘빙상 대통령’이라고 불리던 전명규 교수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폭력·폭력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빙상연맹의 부실한 징계 기록을 덧붙이며, 제대로 된 처벌 없이는 문제 해결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주영 동아닷컴 기자 realist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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