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미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생활고를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랑구 모녀 사건’이 22일 본보 보도로 알려진 이후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지자체가 나섰다. 서울 중랑구 망우3동 주민센터는 “2월부터 관내 일정액 이하 월세 거주자 등 주거 취약 가구 전체를 대상으로 실태 파악에 나설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달 3일 ‘중랑구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반지하 월세방이 이 주민센터 관내에 있다. 대인기피증이 있는 50대 딸과 치매를 앓는 80대 노모가 노인기초연금 월 25만 원에 의지해 살았지만 모녀는 자치단체나 정부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태직 망우3동 주민센터 동장은 “지하가구나 월세 50만 원 이하 가구 거주자 등 주거 형태가 열악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소득 열람에 필요한) 정보 제공에 동의를 얻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웃 주민의 신고나 주민 스스로의 도움 요청이 없더라도 위기가구를 찾아가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중랑구는 전수 조사 범위를 구내 16개 동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월세를 못 내고 있는 가정을 파악하거나 ‘주민등록 일제조사’ 때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