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를 앞두고 예비신부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심모 씨(28)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5일 춘천지방법원(형사 2부 박이규 부장판사)은 살인·사체손괴 혐의로 기소된 심 씨에게 이 같이 선고하며 “피고인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유족에게 아픔을, 사회 공동체에는 두려움을 줬기에 중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24일 심 씨는 서울에서 일하는 피해자를 춘천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목 졸라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결혼 준비를 하면서 신혼집 장만 등 혼수 문제로 다툼이 있었다"며 감정이 격해져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가족은 “3일 후에 상견례가 예정돼 있어 혼수 얘기는 하지도 않았다”며 심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심 씨의 범행은 주도면밀하게 계획됐으며 살해 및 사체 훼손까지 일어난 잔혹한 범죄”라며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키고, 피의자 얼굴 등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검찰과 유족이 제기한 ‘계획범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재판과정에서 살인을 위해 피해자를 유인했다는 정황이 일부 드러났다”면서도 “미리 흉기를 구입했다거나, 도주 또는 증거인멸 등을 계획했다는 점은 확인되지 않아 계획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결심공판에서 심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아울러 30년간 위치 추적장치 부착,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는 최후 진술을 통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많은 상처를 줬고, 사회에도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무겁게 생각한다”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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