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냉각기…한일 해군총장간 대화채널 필요 주장
한일 초계기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군 당국이 재발방지를 위해 강력 대응을 지시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공군 전투기도 출격시켜 대응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27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군 당국은 앞으로 이번 사태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경우 우리 해상초계기뿐만 아니라 대잠수함 탐색용 링스 헬기 기동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아이디어 수준에서 공해상에서 전투기를 띄우는 방안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공군 전투기는 기본적으로 영공 수호 임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개토대왕함 등 우리 함정에도 대응을 위한 무기는 많이 있다”며 “일본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절제된 대응을 하자는 기조인데 전투기 출격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군은 보통 ‘카디즈’(KADIZ·방공식별구역) 안으로 외국 군용기가 진입할 경우 대응 차원에서 미상 항적 포착시부터 F-15K와 KF-16 등 전투기를 출격시킨다.
중국 등 군용기는 무단으로 카디즈를 넘어오곤 하지만 군 당국은 카디즈와 자디즈(JADIZ·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동시에 진입할 때 공식 발표한다.
지난해 12월20일 첫 근접위협비행을 비롯해 1월 18·23일 위협비행시에는 모두 카디즈 밖이었다. 다만 22일에는 카디즈와 자디즈 중첩 지역에서 위협비행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공군 전투기는 이런 경우 카디즈 내에서 임무를 수행한다”며 “저공 위협비행에 대한 대응수단이 될 수 있을지는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투기가 뜰 정도면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며 “전투기를 공해상에서 띄우게 되면 오히려 우리가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군의 대응수칙 매뉴얼을 보완해 세부 내용을 완성해나가는 단계를 밟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아직 안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합참은 경고통신 시행 기준을 기존에 함정과의 거리 5마일(8km)에서 10마일(16km)로 확대하고 위협비행 포착시 우리 초계기와 링스 헬기 등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한기 합참의장도 지난 25일 전 군에 ‘지휘서신 1호’를 내리고 작전반응시간 단축, 신속하고 정확한 상황 보고체계 확립 등을 강조했다.
일본계 한국인 정치학자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함정에서 5마일 내에 위협비행이 있으면 어떻게 대응한다는 등 우리의 규칙을 일본에 먼저 이야기했어야 했다”며 “레이더 주파수나 저공위협비행은 부수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상대방을 자극해 공격 또는 공격에 준하는 대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초계기나 헬기 등을 동원해도 전투행위에 나서면 안 되고 일본의 접근을 문제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일본을 향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밝힌 만큼 후속 입장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 측과 더이상 협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당분간 냉각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정치적인 것을 내려놓고 양국 해군총수간 해상작전절차 차원에서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미국 해군이 가장 이 현실을 잘 알기 때문에 중재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문 국장은 “대응수칙을 강화한다는 것은 결국 싸우겠다는 것인데 우방국끼리 경고사격을 하는 등 사태를 키울 수도 있다”며 “실무선에서 토의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해 이 사태를 끝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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