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3)이 자신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프리랜서 기자 김모 씨(49)에게 월수입 1000만 원의 2년 용역계약을 제안했던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손 사장은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김 씨를 김 씨의 변호인과 함께 만났고, 19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김 씨가 운영하는 회사와 JTBC 간 용역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김 씨가 거절했다.
본보는 김 씨가 손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10일부터 폭행 논란 첫 보도가 나오기 이틀 전인 22일까지 손 사장이 김 씨 및 김 씨의 변호인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손 사장은 12일 오후 김 씨에게 2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내 “일단 앵커브리핑에 합류한 후 상황이 진전되는 대로 미디어 관련 프로그램으로 옮겨가는 것”과 “행정국장은 예산 쥐어짜서 그래도 기분 좋게 봉급 만들어 놨다”고 했다. 또 13일 오후엔 “나도 공수표 날린다는 얘기 듣고 싶지 않다”는 메시지를 김 씨에게 보냈다.
손 사장의 김 씨에 대한 제안은 17일을 기점으로 ‘김 씨 채용’에서 ‘김 씨 회사와 JTBC 간의 용역계약’으로 바뀐다. 손 사장이 이날 경기 고양시의 한 술집에서 김 씨와 김 씨 변호인을 직접 만난 뒤부터 양측의 용역계약 협의가 본격화했다. 만남에 앞서 김 씨는 이날 손 사장에게 “오후 7시까지 폭행에 대한 자필 사과문 안 써 보내면 경찰에 정식 입건시키고 사법처리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손 사장이 김 씨에게 “일단 만나보고 결정하길”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만남이 이뤄졌다.
손 사장은 그 다음 날인 18일 오후 김 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네가 동의할 만한 새로운 제안을 오늘 사측으로부터 제의받았다. 지금껏 우리가 얘기한 것과는 차원을 달리해서 접근하기로”라고 밝혔다. 이날 손 사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김 씨와 김 씨 변호인을 다시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용역계약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19일 새벽 손 사장은 김 씨 변호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통상적 의미에서의 폭행을 행사한 적이 없고, 접촉사고는 사소한 것이었음에도 이를 악용한 김 씨에 의해 지난 다섯 달 동안 취업을 목적으로 한 공갈협박을 당해온 것이다. … 오늘 목에 거신 세월호 리본을 보고 어떤 경우든 변호사님의 진심은 믿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날 오후 손 사장은 “1. 용역 형태로 2년을 계약 2. 월수 천만 원을 보장하는 방안 3. 세부적인 내용은 월요일 책임자 미팅을 거쳐 오후에 알려줌”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김 씨 변호인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김 씨는 손 사장에게 “용역 거래 등 거부합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20일 오전 손 사장은 김 씨 변호인에게 “이렇게 가면 결국 둘 다 피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김 씨와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손 사장은 다시 김 씨 변호인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에서 “사측에선 이 문제를 매우 중하게 보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대응하겠다고 한다. 제가 빠져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결국 손 사장은 김 씨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손 사장은 25일 온라인 팬클럽 게시판에 “긴 싸움을 시작할 것 같다. 모든 사실은 밝혀지리라 믿는다.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걱정들 마시길”이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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