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에서 대기업에 다니는 기무라 신이치(木村伸一·52) 씨는 매년 12월 카드 형태의 연하장을 50장 이상 구매한다. 회사 선후배는 물론이고 업무 관계로 알게 된 사람들에게 두루 연하장을 보낸다. 연하장에는 신상 변동 사항 등을 자세히 적는다.
기무라 씨의 아내 역시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연하장 약 30장을 보낸다. 부인은 가족사진을 넣은 연하장을 별도 제작한다. ‘작년 한 해 감사했고, 올해도 잘 부탁한다’는 인사말도 포함된다. 기무라 씨는 “연하장을 만들면서 스스로 한 해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다”며 “연락이 뜸했던 지인과 거래처 사람들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에도 일본에선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어 보내는 아날로그 연하장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2017년에 판매된 2018년용 연하장은 29억6526만여 장. 한 명당 23.5장의 연하장을 보낸 셈이다.
일본에선 상을 당한 사람은 연하장을 보내지 않는 풍습이 있다. 그 경우에도 ‘상을 당해 연하장을 보내지 못한다’는 취지의 엽서를 보낸다. 상중(喪中)이라는 엽서를 받으면 그 사람에게는 연하장을 보내지 않는 게 관례다. 다만 연하장도 정보기술(IT)의 발달에 영향을 받는 기류는 나타나고 있다. 연하장 발매부수는 2003년 44억5936만 장에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07년 40억2105만 장, 2015년에는 30억2285만 장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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