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생전 마지막 말 “일본 해도 너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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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9일 11시 31분


사진=동아일보 DB
사진=동아일보 DB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향년 93세의 나이로 28일 별세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께서 이날 오후 10시 41분 운명하셨다”고 밝혔다.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1940년 14세의 나이에 일본군에 연행된 김복동 할머니는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 끌려다니며 성 착취를 당하다가 8년 만인 22세 때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1992년 제1차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처음 피해 사실을 공개한 뒤, 27년간 지속적으로 일본 정부의 사죄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해왔다.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부터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고 있는 ‘수요 집회’에 가장 많이 참석하며, 시민들과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을 뿐만 아니라,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에도 힘썼다.

2012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나비기금’을 설립하고 전쟁, 무력 분쟁 지역의 어린이를 위한 장학금 5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어 2014년에는 씨앗기금 5000만 원을 내고 장학 재단 '김복동의 희망'을 설립했으며, 2017년에는 사후 남은 모든 재산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을, 2017년에는 정의 기억 재단으로부터 ‘여성인권상’을 수여 받았다.

하지만 “꼭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겠다”던 김복동 할머니의 바람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일본이 해도 너무 한다” 김복동 할머니가 눈을 감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성 노예제 피해자 중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변주영 동아닷컴 기자 realist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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