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의 뜻에 순종하라”…가부장적 남편 상대 이혼소송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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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9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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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아내에게 위자료 1500만원 지급하라”

부산법원종합청사 현판.© News1
부산법원종합청사 현판.© News1
“가장을 공경하고 섬겨야 가정이 편안하다. 순종하고 항상 가장의 뜻이 먼저라고 생각해라.”

가부장적인 사고를 가진 남편을 상대로 아내가 제기한 이혼소송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부산가정법원 가사3단독 윤재남 부장판사는 아내 A씨가 남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청구를 받아들이고 남편이 제기한 반소는 기각했다고 29일 밝혔다.

두 사람은 2014년 혼인신고를 했으며, 슬하에 두 명의 자녀를 두었다.

B씨는 2015년 중국 음식점을 개업했으며, A씨는 친정 어머니에게 자녀들을 맡기고 일을 돕기 시작했다.

그러다 친정 어머니가 아이 돌보는 것을 힘들어하자 A씨는 중국 음식점 일을 그만 두고 B씨로부터 100만원의 생활비를 받으며 가사와 육아에 전념했다.

B씨는 A씨가 가게 일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고 생활비로 받은 현금을 친정 가족들과의 외식비, 택시비 등으로 쓰고 신용카드로 과소비를 한다고 판단해 자주 다툼을 벌였다.

2016년 6월 중순에는 술을 마시고 들어와 욕설을 하며 “가장을 공경하고 섬겨야 가정이 편안하다”, “암탉이 크게 울면 침몰한다”, “순종하고 항상 가장의 뜻이 먼저라고 생각하라”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다툼은 A씨가 자녀들의 통학을 위해 친정 오빠로부터 차량을 받아오면서 더욱 잦아졌다.

B씨는 “기존 운행하던 경차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차량 반환을 요구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차량 문제로 다투던 중 B씨는 차량을 반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활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A씨는 자녀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 별거생활을 해왔다.

결국 A씨와 B씨는 각각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와 상의없이 차량을 이전받아온 것은 잘못이지만,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 하는 A씨의 수고를 알고 B씨가 자신의 차량을 사용하도록 배려했다면 차량을 받아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여러 사항에 비춰봤을 때 가부장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B씨가 A씨가 가사·육아에 들이는 노력은 생각치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기준을 따를 것을 강요한 것이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다”고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부산·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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