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국내에서는 중국이나 대만 조직들이 주로 검거돼 왔으나, 말레이시아 조직이 검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등 수사기관은 수사가 강화된 중국이나 대만이 아닌, 동남아시아로 유통 경로가 옮겨질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계한)는 29일 지검 상황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말레이시아인 A씨(22) 등 8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44만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13.3kg(시가 443억원 상당)을 말레이시아에서 국내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붕대로 필로폰 200~250g가량을 팔과 다리 등에 감아 숨긴 뒤, 김해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여왔다가 적발됐다.
검찰은 지난해 국정원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인천본부세관, 국정원등과 공조수사를 벌여 필로폰을 은닉한 채 인천 및 김해 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들을 적발했다. 또 밀수한 필로폰 13.3kg을 압수조치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 구인 광고를 통해 1회에 수고비 명목으로 150~200만원가량 받기로 하고 범행에 가담했다. 이후 7명은 말레이시아에서 김해 혹은 인천공항으로 필로폰을 옮겼으며, 나머지 1명은 국내에 유통시키려다가 수사기관에 적발됐다.
검찰 등은 이번에 적발된 A씨 등을 통해 국내 유입되는 필로폰 등 마약류의 유입경로가 다변화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최근 인터넷, SNS 등을 통한 마약류 거래 확산으로 국내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아시아에서 마약류 거래 시세가 일본 다음으로 높아 마약 조직들의 주 거래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사실 또한 입증된 셈이라고 했다.
이에 인천지검은 오는 31일 대검에서 관련국들이 모인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마약 조직 동향 및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대책 마련을 할 예정이다.
또 세관 및 국정원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이번 범행을 계획한 말레이시아 총책 및 국내 유통책에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마약류 밀수입 범행을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2015년도에는 중국, 2017년에는 대만에서 필로폰 밀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서면서 그 수요가 줄기 시작했다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조직을 검거하면서 유통 경로가 옮겨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범행 조직에 대한 수사와 함께 향후 대응책을 마련해 마약밀수 범죄에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에서도 우편과 화물을 통해 필로폰을 숨겨 국내로 들여와 검거되기도 했다”며 “앞으로 유통경로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분석 하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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