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별세’ …배포·섬세함, 父 이병철 빼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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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30일 14시 05분


고(故)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뉴스1
고(故)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뉴스1
30일 오전 별세한 고(故)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다. 생전 배포와 섬세함을 동시에 갖춰 부친인 이 창업주를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929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이병철 창업주의 3남 5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인희 고문은 1948년 이화여대 가정학과 재학 중에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과 결혼했다. 슬하에 3남 2녀를 뒀다.

1979년부터 호텔신라 상임이사를 맡은 이인희 고문은 재임 중 제주신라호텔을 짓는 등 경영 일선에서 활약했다. 이 고문은 제주신라호텔을 ‘내 혼이 담긴 역작’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아꼈다.

1983년부터 한솔제지 전신인 전주제지의 고문을 맡은 이인희 고문은 1991년 전주제지를 삼성그룹에서 분리시켜 독자 경영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 고문은 전주제지의 사명을 순 우리말인 ‘한솔’로 바꿨다.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순 우리말을 사용해서 사명을 지은 건 한솔이 처음이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인희 고문은 아들들에게 ‘어머니’보다는 ‘고문님’으로 불릴 정도의 ‘경영 스승’이었다. 배포와 섬세함을 동시에 갖춰 부친인 이병철 창업주를 빼닮았다는 평가를 많이 들었다. 현업에 물러나서도 “여전히 경영 관련 조언을 자주 하신다”고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2006년 동아일보에 전했다.

이인희 고문은 2013년 뮤지엄 산을 개관하는 등 경영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도 관심을 보였다. 뮤지엄 산은 이 고문이 2만2000평 부지에 소장품 4000점을 내놓아 조성한 미술관이다.

사진=두을장학재단 홈페이지
사진=두을장학재단 홈페이지

우리나라 유일의 여성장학재단인 두을장학재단의 이사장이었던 이인희 고문은 여성 인재 육성에도 힘썼다. 두을장학재단은 이 고문의 모친 고 박두을 여사의 유지를 받들어 삼성가 여성들과 함께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이인희 고문은 두을장학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다니엘 벨은 ‘21세기는 정보화, 세계화와 더불어 여성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으며 우리는 글로벌네트워크가 가속화되고 지식과 정보가 빠르게 순환하고 있는 변혁의 세기를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을장학재단은 여성의 참여가 저조한 사회 각 분야에서 국제적사고와 능력을 갖춘 전문인,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윤리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21세기를 주도해 나갈 ‘차세대 여성지도자 육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진=한솔
사진=한솔

한편, 한솔그룹 홈페이지에 따르면 30일 오전 1시 별세한 이인희 고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다음달 1일이다. 영결식은 같은 날 오전 7시 30분 삼성서울병원 영결식장에서 열린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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