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성지역 축산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도 전역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경기지역 소 항체 형성률이 9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발병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소 구제역 백신 항체 형성률이 96%에 이르는 상황에서 첫 확진농가에서 키우던 젖소의 20% 이상이 구제역 증상을 보여 확진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안성지역 축산농가에서 28일과 29일 잇따라 ‘O형 바이러스’ 구제역 확진으로 1차 확진농가 젖소 120마리에 이어 30일 2차 확진농가 등에 대한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차 확진농가의 경우, 지난해 10월말 백신 접종을 맞았지만 이번 구제역 확진 판정으로 예방접종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고 당시 전체 젖소의 21.9%인 20여마리에서 침 흘림과 다리 저는 증상이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29일 구제역 브리핑을 통해 “현재 구제역 항체 형성률은 소 97% 돼지 80%로 매우 높다. 이 농장 개체의 항체 형성률이 얼마인지는 조금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도가 지난해 소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구제역 백신 항체 형성률을 모니터링 한 결과, ‘O형 바이러스’ 항체 형성률이 9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발표한 97%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백신을 맞은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점은 역으로 백신을 과신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농식품부는 이에 30일 자료를 내고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는 2017년 충복 보은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해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1차 발생농장에서 SP(백신접종항체)와 NSP(감염항체)가 동시에 나온 것은 백신 접종 과정의 문제로 면역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9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젖소농장으로부터 관리지역(500m)에 위치한 소 사육농장 7곳의 구제역 혈청검사 결과, 5개 농장에서 구제역 NSP(감염항체)가 검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14일 펴낸 구제역 바이러스 관련 연구 보고를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는 혈청형 사이에 여러 변종이 발생하고, 한 혈청형 내에서도 많은 변종이 존재하기 때문에 백신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며 “구제역 백신을 접종해도 수개월간만 면역이 유지돼 정기적인 추가 백신접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도 “구제역 백신 항체 형성률은 백신접종 횟수와 사육두수 등 사육환경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정밀 조사를 통해 1차 확진농장의 항체 형성률과 구제역 발생원인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할 경우, 2017년 물백신 논란이 또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충복 보은의 한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을 놓고 정부는 농가가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지만 농가는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구제역이 발생했다며 맞서 물백신 논란이 크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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