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원통함 감안하면 장기간 사회 격리 불가피”
필리핀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해 자신의 채권자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40대 남성에게 항소심도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31일 살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씨(45)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4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살인교사는 피고인도 잘 알다시피 증명이 충분하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외롭고도 불쌍한 한 영혼이 아무도 없는 머나먼 필리핀 도롯가에서 피고인이 고용한 청부업자에 의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며 “피해자의 억울함과 원통함을 생각할 때 장기간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영철 부장판사는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징역24년형은 가벼웠으면 가벼웠지 결코 무겁지 않다”면서 “그 영혼이 저 세상에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갈지를 생각을 안하고 어떻게 살 수 있나”고 다그치기도 했다.
카지노 에이전시업자 신씨는 현지 암살자 3명을 고용해 2014년 2월18일 필리핀 북부 앙헬레스에서 부동산 투자·임대업자 허모씨(당시 64세)를 살해하도록 청부한 혐의(살인교사)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허씨에게 빌린 5억원의 채무를 갚지 않을 목적으로 ‘관광을 시켜주겠다’며 속이고 앙헬레스로 유인한 뒤, 미리 고용한 암살자 3명(살인기획자·저격수·오토바이 운전자)을 시켜 권총으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필리핀에서 일어난 일이라 영구미제 사건이 될 가능성도 컸다”면서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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