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방범창·창문 많은 단독주택, 명절 ‘빈집털이’ 1순위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일 07시 19분


코멘트

방범창 없는 곳 수두룩…“알루미늄 창살은 위험”

(사진=도봉경찰서 제공) 2014.7.7/뉴스1
(사진=도봉경찰서 제공) 2014.7.7/뉴스1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초까지 서울 강남권과 동작구 소재 아파트를 돌며 10여 차례에 걸쳐 4000만원 상당을 훔친 50대 배모씨가 경찰에 붙잡힌 뒤 구속됐다. 배씨는 추석연휴와 개천절 등 공휴일이 겹친 시기를 노렸고, 특히 방범창이 없거나 초인종을 눌러 사람이 없는 아파트의 낡은 방범창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족 대명절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연휴기간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자 ‘빈집털이’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과 이어진 평일인 데다, 연휴가 끝난 뒤 목·금요일(7,8일)까지 휴가를 내면 사실상 열흘 가까이 집이 비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빈집뿐 아니라 다가구·다세대와 일반주택이 밀집한 동네, 1인 가구가 밀집한 대학가 주변은 여전히 방범창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가스배관을 타고 가택 침입이 가능한 집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빈집털이 범죄는 명절 연휴나 휴가가 몰린 기간에 많이 발생했다. 2일 방법업체 에스원이 내놓은 ‘침입범죄 동향’을 월별로 살펴보면 1~2월(20%), 7~8월(19%)에 침입사건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는 창문(39%)을 통한 침입이 가장 높았다. 이어 출입문(29%), 보조출입문(19%) 순으로 나타났다. 창문을 통해 침입한 빈집털이범은 대부분 잠그지 않은 창문(66%)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휴가, 연휴 때 창문을 잠그지 않는다면 빈집털이 범죄대상 1순위가 된다는 의미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는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창문이 많고 2층 이상일 경우 창문 점검에 소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방범창 없는 곳도 여전…담장도 성인 남자 키에 못 미쳐

긴 연휴나 명절마다 빈집털이 대비가 강조되지만, 1차적으로 빈집털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범창이 설치되지 않은 곳은 여전했다. <뉴스1>이 설 연휴를 앞두고 다가구주택과 원룸 등 몰려있는 주택가를 둘러보니, 1층에는 방범창이 설치됐지만 2층 이상 가구는 방범창이 설치된 곳을 찾기 어려웠다.

몇몇 주택은 가스배관이 옥상까지 연결돼 있어 배관을 타는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기에 쉬워 보였다. 골목 끝에 위치한 주택이나, 지은 지 오래된 주택은 대문이 그대로 열려 있는 곳도 더러 있었다.

방범창 대신 담장이 설치된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성인남자 평균신장(2016년 통계청 기준170.68cm)에도 미치지 못했다. 건장하지 않은 빈집털이범도 눈에 띄기 어려운 골목에 위치한 주택의 담장은 손쉽게 넘을 수 있는 것이다.

◇방범창이 낡아도 문제, 알루미늄 재질 방법창살은 ‘무용지물’

빈집털이범들은 주로 다가구주택 등의 초인종을 눌러 사람이 없는 집의 낡은 방범창을 뜯어내는 수법을 자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관출입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을 눌러 집 안에 사람이 없는지를 확인한 뒤 건물 뒤편으로 난 부엌, 화장실 등의 창문 방범창살을 절단기로 잘라 몰래 침입한 사건도 있었다.

방범창을 절단하고 집 안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시간도 적게는 10분, 많아야 20∼3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특히 경비업체의 관리를 받지 않은 곳은 물론이고, 쉽게 잘리는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진 방범창살이 설치된 빈집은 침입이 더 쉽다. 주택 보수 관련 업체 관계자는 “설치한지 20년 가까이 된 방범창은 상당히 낡은 편”이라며 “잘리지 않는 강력한 소재의 방범창살을 설치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거실·부엌 한군데는 불 켜놔야…작은 창문도 꼼꼼히 체크

연휴에 집을 비우더라도 거실이나 부엌 등 한 군데에는 꼭 불을 켜 놓아야 한다. 범인들은 보통 저녁에 집안 불이 꺼져 있으면 사람이 없다고 판단해 범행 장소로 삼는다.

특히 대학가 원룸이나 단독주택, 빌라 등은 보일러실이나 화장실 창문을 잘 잠가야 한다. 대부분 현관의 문은 잘 잠그지만 보일러실이나 화장실의 창문은 작아서 안심하고 잠금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찰 관계자는 “도둑들은 사람의 머리만 겨우 들어가는 창문이라도 온갖 방법을 통해 침입한다”며 “머리가 창문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 어깨와 왼쪽 어깨를 각각 비틀어 넣고, 몸통, 다리 순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