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내 시행 쉽지 않아…관리기구 유엔사 제외 北 요구도
인솔자가 南北 시간 나눠서 따로 진행…자유대화 어려워
정부가 지난해 실현을 목표로 추진했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남북 관광객 자유왕래가 늦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시행으로 목표를 늦췄는데 2월 내 시작은 쉽지 않아 보인다.
5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남북과 유엔군사령부는 3자협의체 등을 통해서 꾸준히 JSA 공동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남북은 지난해 10월25일 JSA 내 초소 9곳(남측 4곳, 북측 5곳)을 대상으로 모든 화기 및 탄약, 초소 근무를 철수하며 유엔사와 공동검증도 마쳤다.
남북은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35명 이하의 비무장 인원으로 JSA 경비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양측은 ‘판문점 민사경찰’이라고 쓰인 완장을 왼팔에 착용하고 근무한다.
JSA 비무장화의 완성은 관광객들과 참관 인원들의 자유왕래다. 군사합의서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를 허용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남북과 유엔사 3자가 공동근무수칙 등을 비롯해 감시·통제 등 내용이 담긴 세부 문안을 정리하고 있는 단계”라며 “일부 이견이 있어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2차 북미정상회담이 2월말로 가시화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남북 군 당국도 이 협상 과정과 결과 등을 살핀 뒤 군사분야 이행에 있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우선 인솔자의 통제 하에 남북이 각각 시간을 나눠 따로 움직이는 제한적 자유왕래를 검토하고 있다. 남북 관광객이 자유롭게 대화를 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9일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평화체제 구축이 된다면 향후 미래에서는 (남북 관광객이 만나 이야기하는) 그렇게까지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돌발 귀순이다. 북한은 군인이나 관광객이 갑자기 자유왕래 도중 남측으로 넘아가 귀순 의사를 밝히는 등 돌발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1일에는 북측은 철수하고 우리는 보존하기로 한 고성 지역 GP 인근에서 20대 초반의 하전사(병사)가 월남했다.
그보다 앞선 2017년 11월에는 JSA 북측 초소에서 인민군 하전사(병사) 오청성씨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했다. 당시 북한 경비병들은 조준사격을 하며 추격했다.
우리 측 역시 북측에서 귀순 의사를 밝히면 통제할 방법이 없고 일단 받아줘야 하지만 북측과의 관계를 고려해 관련 규칙을 어떻게 정할지 고심하고 있다.
상대측 관광객이 귀순 의사를 밝힐 경우 이를 인정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인권 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밖에 JSA 공동관리기구 구성을 놓고도 의견 차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군사합의서의 취지에 따라 미군을 중심으로 꾸려진 유엔사를 빼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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