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가 사망한지 두달 만에 마침내 장례를 치르게 됐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장례는 7일부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3일장으로 치러지며, 9일 발인 후에는 김씨가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 등에서 노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두달 전 사고 현장을 직접 가보니 안전장치 하나도 없는, 70년대에나 있을 법한 환경”이라며 “더 이상 우리 아들처럼 죽지 않게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렇게 (노동자들이)죽어나갈 것”이라며 “지금도 용균이의 동료들은 생사를 오가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가족들도 저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김씨의 장례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김용균법’의 후속 대책으로 발전산업 안전고용 TF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직후 결정됐다.
당정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씨의 사망 후속대책과 관련한 당정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당정은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6월30일까지 김씨의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후속 대책은 크게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와 경상정비 분야로 나누어 마련했다. 김씨의 사고가 발생한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의 경우 발전산업 안전강화 및 고용안정 TF를 구성해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문제 등을 조속히 매듭짓기로 했다. 또 5개 발전사 전환 대상 업무를 통합하는 하나의 공공기관을 만들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경상정비 분야에서는 노·사·전 통합협의체를 구성해 고용 안정성과 전문성 강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정부 발표는 위험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관행을 바로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발전산업 민영화·외주화를 추진한 세력의 카르텔과 이를 핑계 삼는 정부의 안일함을 뛰어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발전 5개사와 산업부 모두가 거부한 연료환경설비운전 업무에 대해 직접고용은 아니지만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을 이뤄냈다”며 “위험의 외주화 방지 원칙도 확인하고, 하청노동자의 산재 사고도 원청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긍정적 평가도 내렸다.
박석운 대책위 공동대표는 “김씨를 위해 단식을 해온 대표단은 오늘부로 단식을 해제하고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며 “창례를 치룬 후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감시하는 한편 사회적 재단을 만들어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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