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아내 동생 집에 가려고 충청남도 서천군에서 올라왔습니다. 아내가 40년 만에 처음으로 설에 친정집에 간다고 좋아하네요. 설 당일 다음날 휴일이 하루뿐이라 여유가 없어서 아쉽습니다.”(69세 정모씨)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종합터미널은 지방으로 가는 사람과 서울에 도착한 사람들이 엉켜 인산인해를 이뤘다. 양손에 고향집에서 싸 온 음식 등 짐을 가득 든 이들이 바쁘게 버스에 타고 내렸다.
이날 시내 주요 고속버스 터미널과 역에서 만난 많은 시민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명절 모습을 체감했다고 했다. 일상으로의 복귀를 앞두고 아쉬운 기색도 역력했다.
버스기사 김모(59)씨는 “요즘은 고향에 와서 제사만 지내고 다 올라가더라”며 “20년 전처럼 윷놀이하고 그러지 않는다”고 밝혔다. 명절에도 일해왔다는 김씨는 “돈을 적게 주든 많게 주든 불경기에 직업이 있다는 게 기분 좋다. 노는 사람이 많은 와중에 일이 있으니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구 서울역에서 만난 허정희(68)씨는 “큰아들 집에서 명절을 보냈다. 그간 제사 지내는 게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며느리에겐 떡국만 간단하게 하자고 했다”며 “사십몇 년 동안 제사를 지내왔는데 내가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성당에서 합동으로 하자고 해서 가족이 더 화목해졌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서로 나누고 공감할 때 가족이 화목해진다”고 강조했다.
연휴에도 근무해온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를 감추지 못했다. 호텔 직원 김모(25)씨는 5일까지 일하다가 이날에야 친구와 여행길에 올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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