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핸드볼협회 소속 모든 선수와 지도자가 핸드볼을 선택한 걸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균태 부산시핸드볼협회장(62)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핸드볼은 역동적인 데다 매순간 다양한 기술이 펼쳐지고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짜릿한 스포츠”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협회장은 최근 불거진 빙상 지도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협회장을 맡으며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게 됐다. 이들의 열정을 짓밟는 일은 결코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인 이 협회장은 핸드볼과 인연이 없었다. 2016년 11월, 임기 4년의 협회장을 맡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부담을 느꼈지만 부산 핸드볼의 부흥을 염원하는 지도자들의 간절한 요청에 도움을 주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선 핸드볼 스타가 많이 배출됐다. 부산 유일의 여자실업팀인 부산시설공단(부산비스코) 강재원 감독은 국가대표뿐 아니라 유럽 리그에서도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서울 올림픽 남자 핸드볼 은메달리스트인 이상효 전 낙동고 핸드볼 감독, 영화로 유명한 2004 아테네 올림픽 ‘우생순 신화’의 주역인 허순영 협회 이사도 부산 출신이다. 이 협회장은 “뛰어난 올림픽 성적에도 아직 프로리그가 없어 비인기 설움을 받는 핸드볼이지만 묵묵히 헌신하는 지도자들의 모습에 감동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부산에는 초등 3곳, 중등 2곳, 고등 2곳, 대학 1곳, 실업 1곳 등 9개의 핸드볼팀이 운영되고 있다. 팀당 10여 명의 선수가 활동 중이다. 취미로 즐기는 생활체육 형태의 팀은 현재 50여 개로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 이 협회장은 “핸드볼에 매력을 느끼는 시민들은 늘어나는데 인프라는 열악하다. 핸드볼 전용 경기장은 고사하고 연습 시설마저 부족해 선수들이 대회를 앞두고 타 지역으로 떠나는 형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임기 동안 부산 핸드볼의 위상을 되찾고 생활체육 내에서도 핸드볼의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다행히 부산을 대표하는 실업팀인 부산비스코가 여자 핸드볼의 전성기를 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부산비스코는 지난해 5, 6월 열린 2018 부산컵 국제친선 핸드볼대회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는 미국, 세네갈, 호주, 홍콩 국가대표팀과 일본 미에(MIE) 클럽팀 등 총 6개 팀이 참가했다.
부산비스코는 부산컵 대회가 처음 열린 2016년 우승을 했다. 2017년 준우승을 한 뒤 지난해 다시 정상을 탈환한 것이다.
부산비스코는 지난해 11월 시작된 2018∼2019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도 여자부 8개 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협회장은 “초중고 핸드볼팀 신규 창단 등을 통해 부산 핸드볼 열기에 불을 붙여 다음 올림픽에서 ‘우생순 신화’를 재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경남 함안 출신인 이 협회장은 일본 고베대에서 철강 관련 학과를 수료하고, 1994년 부산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철강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재수출하는 기업을 이끌고 있다.
“스포츠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활력소입니다. 사업에 쏟는 열정 못지않게 핸드볼을 비롯한 국내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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