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노동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해 ‘노동인권 교육교재’(사진)를 만들었다. 각종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신선한 교수법으로 주목도를 높였지만 좌편향식 교육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고등학생의 노동인권 인식을 높이기 위해 ‘고교 교육과정 연계 노동인권 지도자료’를 14일 배포한다”고 13일 밝혔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노동인권 교재를 만든 건 처음이다. 교재는 거대한 ‘노동권’ 담론을 벗어나 다양한 노동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의 가사노동도 가치 있는 노동의 한 축으로 다뤘다.
고교생 눈높이에 맞춰 참신한 교수법을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쇼미더인권’이란 단원에선 노동인권에 대한 생각을 랩으로 지어 발표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1970년대 근로자의 인권을 위해 분신한 전태일 열사와 가상으로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게 하는 단원도 있다.
다만 교재의 일부 내용이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성화고용 교재 152쪽에는 노사단체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에 이르는 절차를 21줄에 걸쳐 소개한 뒤 “우리나라는 파업 한번 하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라는 문구로 끝을 맺는다. 파업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적 장치가 부당하다는 식으로 학생들에게 전달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학내 청소노동자 파업사태를 다루면서 ‘대학생들은 (파업한) 청소노동자를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지 못하는 편협한 생각이 문제’라는 내용도 편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순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교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어느 한쪽의 철학을 주입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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