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세대학교에 합격한 수험생이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구축된 금융권의 ‘지연인출제’를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입금된 등록금을 규정시간 전에 학교에 보내는 바람에 계좌이체에 실패, 합격이 취소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 학생은 우체국 ATM의 전산 오류로 등록금을 내지 못해 입학이 취소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수험생 측이 ‘지연인출제’의 처리과정을 모르고 등록금을 낸 것으로 착각해 등록금 마감시한까지 입금이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2015년도부터 100만원 이상의 돈을 송금할 때 입금 30분 뒤부터 인출이 가능하도록 지연인출제를 시행하고 있다.
14일 연세대는 “우체국 전산오류의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학부모, 학생, 우체국 관계자 면담을 진행했다”며 “수험생의 등록금 납부는 ‘100만원 이상 이체 시 적용되는 ATM 지연인출제’로 인해 실패했지만 (수험생은) 사실 확인 없이 납부 완료된 것으로 오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험생 A씨는 SNS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자신이 우체국의 전산오류로 대학합격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2월1일 오후 4시까지 입학금과 등록금을 학교 계좌로 입금해야 하지만 우체국 ATM기기의 오류로 실제 계좌이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A씨는 청원에서 “부모님이 지인을 통해 납부기간 마지막 날(2월1일)에 우체국 계좌이체로 금액을 입금하고 (지인이)저와 부모님에게 돈을 보냈다고 알렸다”며 “하지만 오후 7시쯤에 입학처에서 등록금이 납부되지 않았다고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뒤늦게 확인해보니 ATM기의 오류로 실제로는 계좌이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며 “설 연휴 이후인 7일 연세대 입학처가 당시 전산오류에 대한 증빙서류를 요구했고, 이후 매일 요구하는 서류들을 12일까지 제출했지만 13일에 대학으로부터 최종합격 취소통보를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금융권의 ‘지연인출제’를 수험생 측이 인지하지 못하고, 등록금을 납부한 것으로 오해했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수험생 측이 돈을 받은 후 30분이 되기 전 학교계좌로 돈을 송금해 ‘송금 실패’가 됐다”며 “당일날 오후 2시 해당 학생에게 안내문자를 보내 등록금 미납 상황을 안내했었지만 마감까지(오후 4시) 입금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수험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구제 방도를 찾고자 노력했다”면서도 “입시의 공정성 및 다른 수험생들과의 형평성(추가합격생의 불이익)을 고려해 매우 안타깝지만 원칙과 절차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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