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 제로페이 의무배정
“가맹점 적어 불편…원치않는 곳에 쓰게 돼”
서울시가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를 의무적으로 ‘제로페이’로 쓰도록 한 것을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가맹점이 많지 않아 포인트 활용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시와 25개 구청 직원에게 지급되는 공무원 복지포인트 가운데 일부를 제로페이로 활용하도록 배정했다. 직급별로 6급 이하는 5만원, 5급은 10만원, 4급은 20만원을 제로페이로 써야 한다.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매년 지급되는 포인트를 현금처럼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복지제도다. 미리 발급받은 전용카드를 활용하거나 다른 결제수단을 사용한 뒤 사후 증빙서류를 제출해 환급받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제로페이 배정액을 기존 포인트에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포인트는 기존과 같고 이 가운데 일정 금액을 제로페이로 쓰도록 했다. 지급되는 포인트는 근속연수, 부양가족수 등 기준에 따라 정해져 개인별로 다르다. 다만 본청 4급 이상은 130만원 이상 정도로, 제로페이 배정분이 약 15%를 차지하는 셈이다.
한 자치구 공무원은 “전체 포인트 중 일부일 뿐이지만 복지 혜택을 마음껏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며 “가맹점도 많지 않아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써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당 금액으로 원하는 물품을 구매하려 해도 주변에 가맹점이 없어 커피·음식점 등 먹거리에 쓰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자치구 공무원은 “복지카드를 사용하면 바로 결제가 되는데 제로페이는 결제한 뒤 결제번호를 사후에 등록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제로페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가맹점 확보가 더디다는 평가다. 김소양 자유한국당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올 1월22일 기준 서울시의 제로페이 가맹점은 5만8354곳으로, 전체 소상공인 업소 66만여곳의 10%도 되지 않는다.
반면 이런 불평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온다. 한 서울시 직원은 “최근에는 가족끼리 외식 한번만 해도 5만원, 10만원은 든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공무원이 이 정도 의무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형래 서울시 제로페이추진반장은 “소상공인을 돕는 차원에서 시와 자치구 직원들이 솔선수범해주기를 바란다”며 “공무원 복지포인트 배정이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도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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