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 중 미세먼지 노출 심해 시민들 우려
버스·지하철에 미세먼지 필터 부착 등 다양한 시도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차량 운행을 줄이고 시내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세먼지 오염원인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시도인데,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오히려 미세먼지 노출이 심해질 것을 우려한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앞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다음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배출가스 5등급으로 분류된 수도권 차량 40만대의 서울 운행이 제한된다. 위반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6월1일부터는 전국 5등급 차량 약 245만대의 운행을 막는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차량 운행 대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크다. 이동하면서 미세먼지 노출이 많아지고,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되면 발이나 옷에 묻은 외부의 미세먼지들이 모여 농도가 더 치솟을 수 있다.
서울시도 이에 공감해 대중교통 이용 때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연말까지 모든 시내버스에 미세먼지 전용 필터를 장착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내버스 7405대 중 4967대(67.1%)에 이미 장착했고, 연내 차종별 에어컨 규격과 차량 노후도를 고려해 모든 시내버스에 장착할 예정이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12월11일부터 20일까지 시내버스 내부에 장착한 미세먼지 제거 필터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약 40%의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기간 대기질 농도는 ‘보통’ 수준이 14회, ‘좋음’ 수준이 1회였다. 대기질이 ‘좋음’일 때는 버스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PM10)가 외기보다 57%, 초미세먼지 농도가 (PM2.5) 56% 각각 높아 오히려 버스 내부의 미세먼지가 더 안 좋았다. 대기질이 ‘보통’ 수준일 때에도 버스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PM10)가 외기보다 19%, 초미세먼지 농도(PM2.5)가 외기보다 14% 높았다.
하지만 시내버스 미세먼지 필터를 가동시키면 시내버스 실내 미세먼지 농도(PM10)가 약 40%,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약 42.5%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내버스는 정류장이 많아 외부 공기가 계속 유입되고, 버스를 외부에서 기다려야 하는 등 한계가 있긴 하지만 버스를 탑승해 이동 중에는 미세먼지 제거 필터를 통해 상당 부분 미세먼지 노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에도 미세먼지 제거 필터를 설치하고, 공기질 개선장치가 설치된 신조전동차를 추가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지하철 승강장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강남역과 수유역에 공기청정기를 각각 16대 시범 설치하고, 기계식 물청소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또 터널 내부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터널 물청소를 강화하고, 전동차 외부나 터널 벽면에 미세먼지 제거 장치를 장착해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하철은 시내버스보다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이용 중 미세먼지 노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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