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속칭 물뽕(GHB) 등 마약 판매가 이뤄졌는지 등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김희준 변호사는 물뽕은 다른 마약에 비해 적발이 더 어렵다며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국내에서 물뽕을 처음 적발한 ‘마약전담 검사’ 출신 김희준 변호사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압수수색을 했을 때 물뽕을 소지 보관하고 있는 게 적발이 됐어야했는데 현재까지 수사 상황으로 봤을 때는 그런 객관적인 물증이 나온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결국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전면 부인했을 경우에는 그 수사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GHB 물뽕 같은 경우에는 강한 성적 흥분 작용이 있어 자기 자신이 투약을 하기보다는 주로 상대방 여성 몰래 술 같은 데 타서 성폭력의 도구로 많이 활용이 된다. 상대방한테 건네는 방식이 아니라 주로 상대방 모르게 술 같은 데 타서 먹이는 것이다. 그런 상황인데 더더구나 검증을 해 줄 수 있는 감정 시간에 한계가 있다”라며 “(감정 시간은) 통상적으로 12시간 이내에서 아무리 길어봐야 24시간 이내다.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앞으로 과제는 감정 기법을 발전시키고 나아가서 다른 마약과 같이 오랜 기간이 지나더라도 그것을 검출해낼 수 있는 기법을 향상시켜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손님 폭행·경찰 유착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버닝썬 내에선 마약 종류 중 하나인 물뽕(GHB·gamma-hydroxybutyrate)을 활용한 성폭행과 마약 유통 의혹이 잇달아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버닝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클럽 내 마약,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성폭행 등 의혹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김 변호사는 경찰에 조언하고 싶은 점에 대해선 “사실 GHB 수사 같은 경우에는 감정 기법의 한계 때문에 쉽지 않다. 물뽕의 적발 사례를 보면 투약 사범으로 처벌된 경우는 최근 몇 년 동안 단 한 건도 없다”라며 “그만큼 투약 사례를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객관적인 물증을 확보하는 게 어려운데 소지·보관하고 있는 그런 물건을 확보를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든지 유통을 가늠할 수 있는 경로를 잘 추적해 보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을 최대한 강구해야 될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
‘마약 소지한 것을 찾기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수사라는 게 하다 보면 압수 수색이 굉장히 가능성이 높고, 막상 압수 수색을 하면 증거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라며 “뻔히 예상되는 장소이기 때문에 그런 물건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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