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의과대학 교수가 자신의 아들을 의대에 부정 편입학 시키려다 적발돼 학교에서 해임 처분됐다.
지난해 1월 고신대는 의대 편입시험을 실시했다. 사건은 서류전형을 통과한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한 면접시험에서 발생했다. 응시생인 A 씨(24)는 문제 출제위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정확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위원들은 이를 수상하게 여겼다. 특히 A 씨의 아버지가 이 대학 교수 B 씨(56)라는 사실이 의심을 불렀다.
대학 측은 지난해 2월 부산 서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이 학내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한 결과 사무과 직원 C 씨(42)의 움직임이 수상했다. 면접 문제와 답안을 관리하던 C 씨가 시험 당일 새벽 자신의 사무실에 들렀던 것이다. 경찰은 C 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게시판에 넣어두었습니다. 확인하세요’라고 B 씨에게 보낸 문자 기록을 확보한 뒤 두 사람을 추궁했다. 결국 C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러 번 거절했지만 높은 교수님 부탁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C 씨는 면접 문제 9문항과 출제위원들이 미리 작성한 모범 답안의 키워드를 옮겨 적은 쪽지를 B 씨에게 몰래 건넸다. B 씨도 자신의 아들에게 문제 답안을 보여 준 사실을 자백했다.
경찰은 B 씨 등에게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고신대 징계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최근 B 씨를 해임 처분했다.
고신대 관계자는 “B 씨와 C 씨가 시험 문제 유출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것은 확인되지 않아 C 씨는 3개월의 정직 처분을, B 씨는 해임하기로 결정했다”며 “B 씨는 이번에 아들이 의대에 편입하지 못하면 군대에 가야 된다는 식으로 C 씨를 설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B 씨와 C 씨에 대해 벌금 500만 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정식 재판을 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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