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 10년 간 활동 중단 이유? “대중과 교감 안 돼…사진·가죽공예 했다”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2월 25일 10시 11분


tbs 시민의방송 유튜브 영상 캡처.
tbs 시민의방송 유튜브 영상 캡처.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가수 정태춘 씨가 10년 넘게 활동하지 않은 이유를 공개했다.

정태춘 씨는 2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0년 넘게 노래를 안 만들었다. 저는 사진도 좀 찍다가. 가죽공예도 하고. 가방 같은 거 만들었다.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활동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대중과 교감이 잘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내가 가진 관심, 문제의식 이런 것들이 대중하고 맞지 않는다 생각했다. 앨범 두 장을 냈을 때 그것에 대한 피드백이 다음 앨범을 또 낼 수 있을 만큼 오지 않고 그랬을 때는 내 이야기가 공감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구나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데뷔 40주년 앨범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선 "40주년은 올해 한 해 주위에 나를 많이 도와주고, 아껴 주고, 이렇게 함께해 줬던 사람들이 제안을 하면서 '그래, 올해 한 해는 재미있게 놀아 보자' 이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만든 노래 중 가슴에 남는 노래를 꼽아달라는 진행자 질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들인데 '정동진 3' 같은 경우는 멕시코 해안와 우리 동해 해안과 이런 것들을 연결시키며 내 이야기를 풀어나갔던 거고 '날자 오리배' 같은 최근의 비자나 국적도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세계 노동자들 이야기. 그리고 5·18처럼 역사적인 사건을 내 시각에서 내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그런 노래들이 인상에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5·18'에 대해선 "처음엔 '잊지 않기 위하여'였다. 그런데 그게 왜 그렇게 됐냐면 광주항쟁이 역사적인 의미가 정리가 되고 하면서 광주 비엔날레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 비엔날레의 첫 회의 대상 작품이 '잊기 위하여'였다. 그래서 다들 '이건 아니다' 하는 이야기들을 했었다. 그러면서 안티 비엔날레가 다른 곳에서 따로 준비가 됐고, 그 안티 비엔날레의 개막식을 하면서 저한테 공연 초청이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잊지 않기 위하여를 만들어야 되겠다' 하고 생각을 하고 곡을 만들어서 가서 불렀다. 그리고는 앨범 제작하면서는 '5·18' 로 이름을 바꾸게 되고. 그런 에피소드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정 씨는 '5·18'과 '북한강에서' 노래를 스튜디오에서 불렀다.

정 씨는 부당한 음반 사전 심의 제도에 맞선 인물이기도 하다. 정 씨는 "1978년 '시인의 마을'을 발표하면서 당국 심의에 걸렸다. 이건 더 이상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중음악 또는 문화사 이런 전반적인 상황 속에서 내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그걸 없애지 않으면 나는 더 이상 작품을 만들 수도 없고 가수활동도 할 수가 없고. 당시로서는 피해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심의를 통과해 가면서 가사를 고쳐가면서 노래들을 발표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1993년 8집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발표하면서 사전 심의 거부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듬해 불구속 기소되고 재판까지 회부되면서 정 씨는 사전 심의 제도에 대해 헌법 심의를 청구했고 결국 위헌 판정을 받아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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