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 징역1년6개월 선고
보석 받아들여지지 않자 구속집행정지 요청
'블랙리스트' 사건은 상고심 진행…징역 4년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80)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심장 통증을 호소하며 구속집행을 정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25일 김 전 실장 등 8명에 대한 항소심 8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은 법원 정기인사로 재판장이 바뀐 후 처음 열리는 기일이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항소이유를 재차 밝히면서 김 전 실장을 “80세 고령의 심장수술을 한 환자”라고 소개했다.
김 전 실장 측은 지난 20일 구속집행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원칙적으로 법원이 결정하는 구속집행정지는 구속영장 효력을 유지한 채 구속의 집행만 정지해 석방하는 제도다. 구속된 피고인을 친족 등에게 부탁하거나 주거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석방하며, 병세가 중하거나 출산, 가족의 장례 참석 시 주로 활용된다.
김 전 실장 측은 “기본적으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사건은 사실 같은 시기 수사가 진행됐다. 내용이 비슷하고 공소사실을 보면 동기도 거의 동일하다”며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화이트리스트 사건은 공소제기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 측은 이어 “블랙리스트 사건은 징역 4년이 선고됐는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되는 사건”이라며 “그런데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별개로 진행돼서 총 5년6개월이 선고됐다. 동전 양면 같은 이 사건으로 김 전 실장만 징역 5년6개월을 받는게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재판도 사람이 하는건데 정의구현도 사람을 살리고 해야 하는게 아닌지 변호인이 말하고 싶다”며 “구치소에서 가라고 한 병원 의사가 심장돌연사 가능성을 언급했고, 피고인이 치료받는 병원 의사도 구체적인 사유로 (김 전 실장의 병세가) 상당히 중한 상태에 있어 신속히 이송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사건 의료기록을 검토한 다른 병원 의사도 최근 내용을 보면 (건강 상태가) 전체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계속적으로 악화돼 심장돌연사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호소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같은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보석을 허가할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 같은 달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한편 김 전 실장은 지난 2014~2015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상대로 어버이연합 등 21개 보수단체에 23억원 상당의 지원금을 제공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예술인 지원을 배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2017년 구속돼 수감생활을 했다. 이후 대법원은 ‘블랙리스트’ 사건 상고심 진행 도중 대법원은 구속기간 만료에 따라 직권으로 김 전 실장의 구속을 취소했고 지난해 8월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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