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지 한달여만에 공개 석상에 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이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 심리로 26일 열린 보석심문기일에서 양 전 대법원장은 이 같이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남색 양복 차림으로 피고인석에 앉았다. 그가 공개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1월2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34일만이다.
이날 재판부는 보석심문에 앞서 양 전 대법원장에게 2015년 5월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고의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한 양 전 대법원장의 의견을 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본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A변호사를 집무실에서 만났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만난 사실 자체는 있었다”면서도 “그가 집무실에 오게 된 건 공소사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한 언론사에 대필기사를 게재하도록 한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6년 3월21일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부터 기사 초안을 작성해 언론사에 제공하겠다는 말을 들었냐”는 질문에 대해 “기억에 없다”며 “그런 종류의 사실은 대법원장에게 보고할 사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공보관실 운영비를 불법 편성해 집행한 의혹에 대해서도 “예산 관계와 관련해선 대법원장이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장의 격려금이 지급된다면, 격려금을 지급할 수 있는 예산이 있어 지급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당한 집행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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