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길이가 불과 12㎝인 새 덤불개개비(학명 Acrocephalus dumetorum)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칠발도에서 관찰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8월 칠발도 생물자원 관측 중 개개비과로 추정되는 조류 1마리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개개비과 조류 분류로 유명한 영국 조류위원회 소속 피터 케널리 박사와 국제 버드라이프 소속 리처드 포터 박사에게 문의한 결과, 덤불개비비임을 최종 확인받았다.
덤불개개비는 소형 조류로 유럽 동부 핀란드 남부부터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 일대, 시베리아까지 번식하며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대부분 덤불 속 은밀한 곳에서 움직이며 크기가 작고 외관상 깃색이 단조롭기 때문에 종 구분이 까다로운 분류군에 속한다.
국내에서 덤불개개비가 관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미기록종은 2003년 5월 신안군 흑산도에서 관찰된 긴다리사막딱새를 시작으로 총 22종(18종, 4아종)에 달한다.
연구진은 이번 덤불개개비를 기존의 분포지를 벗어난 ‘길 잃은 새’(미조)로 판단하고 있다. 칠발도는 전남 신안군 비금면에서 서쪽으로 약 10㎞ 떨어진 해상에 있는 작은 무인섬이다.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 등 해양성 조류의 집단번식지이자 이동성 조류의 중간기착지다.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는 그동안 긴다리사막딱새, 가면올빼미, 귤빛지빠귀, 풀쇠개개비 등 21종의 미기록종을 국립공원 흑산도, 홍도, 우이도 일대에서 확인한 바 있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길 잃은 새로 추정되는 덤불개개비가 우리나라에 도래했지만 국립공원에서 특별보호구역으로 관리하는 지역에서 발견된 점으로 보아 국립공원이 생물다양성과 철새의 중요한 서식지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철새 서식지 관리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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